얼음물 세레모니는 아메리칸 풋볼 경기에서 특히 유명하다. 미국 최대 스포츠 이벤트인 NFL 슈퍼볼에서 우승팀 선수들이 감독에게 얼음물을 끼얹는 퍼포먼스는 단연 백미다. 흔히 '게토레이샤워'라 부르는데 스포츠 음료회사 상표가 찍힌 양동이와 오렌지색, 푸른색의 얼음물 색깔에서 보듯 상업성이 다분하다.
매사추세츠 등 미국 북부 지역에서 시작된 '콜드 워터 챌린지'는 보다 순수한 취지다. 암 기금 마련 캠페인 차원에서 참가자들이 찬물에 뛰어들거나 기부금을 내는데 유튜브 등에 소개돼 눈길을 끌었다. 최근 전 지구촌에 급속도로 번지고 있는 '아이스 버킷 챌린지'는 여기서 조금 변형된 퍼포먼스다. 이 챌린지는 한 프로 골퍼가 동물보호기금 마련을 위해 시도한 것이 최초다. 골프 채널이 이를 방송했고 지난 7월 그렉 노먼의 지명으로 NBC 투데이쇼 진행자가 얼음물로 샤워하는 장면이 생방송되면서 유명세를 탔다.
루게릭병 환자 돕기 모금을 위한 'ALS 아이스 버킷 챌린지'를 제안한 이는 코리 그리핀이라는 청년이다. 루게릭병 환자로 야구선수였던 친구를 도우려고 처음 시작해 페이스북 등을 통해 확산하면서 정치인, IT 기업 CEO, 스포츠 스타, 연예인들이 속속 동참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얼음물 대신 기부금을 냈다.
규칙은 얼음물을 뒤집어쓴 사람이 3명을 지명하면 24시간 내에 얼음물 샤워를 하거나 기부금 100달러를 내고 각각 3명을 지명하는 방식이다. 퍼포먼스와 소셜미디어가 결합해 "새로운 자선 모델을 만들어냈다"는 평가인데 ALS 협회가 최근 3주간의 모금액이 약 1천500만 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의 180만 달러에 비해 급증했고 기부자도 30만 명가량 늘었다고 한다.
미국 루게릭병 협회(ALS) 통계로 미국 내 ALS 환자는 약 3만 명. 흔히 루게릭병으로 불리는 이 병은 운동신경 세포가 파괴되는 퇴행성 신경계 질환으로 아직 확실한 치료약도 없는 난치병이다. 현재 국내에서 드러난 루게릭병 환자만도 2천500명이다.
일각에서는 얼음물을 끼얹는 퍼포먼스가 더 부각돼 그냥 웃고 즐기는 놀이로 변질되고 있다며 비판적이지만 딱딱한 모금 캠페인의 틀에서 벗어나 재미있는 이벤트가 가미돼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는 점에서 나쁘게만 볼 일은 아닌 것 같다.
댓글 많은 뉴스
이재명 90% 득표율에 "완전히 이재명당 전락" 국힘 맹비난
권영세 "이재명 압도적 득표율, 독재국가 선거 떠올라"
이재명 "TK 2차전지·바이오 육성…신공항·울릉공항 조속 추진"
대법원, 이재명 '선거법 위반' 사건 전원합의체 회부…노태악 회피신청
경선 일정 완주한 이철우 경북도지사, '국가 지도자급' 존재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