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치 등 그려진 노트…"울릉도 대표 기념품 되길"
"울릉도'독도를 찾는 관광객들에게 자신 있게 내놓을 만한 기념품 하나 없다는 게 늘 아쉬웠어요."
최근 '독도'를 테마로 한 문구류가 울릉도에 등장했다. 대표 상품은 노트. 표지에 독도와 강치, 오징어 등이 예쁘게 그려져 있고, 뒤쪽엔 이들에 대한 짤막한 설명이 붙었다. 강치 일러스트가 박힌 에코백과 '독도'란 글자와 그림이 새겨진 볼펜과 연필, 텀블러, 메모지, 스카프 등도 있다. 최근 울릉도 도동항 인근 한 특산품점 한쪽에 진열된 이 상품들은 20, 30대 젊은 여성 관광객들의 인기를 끌고 있다.
문구류는 모두 '독도 문방구'란 상표를 달았다. 기획한 이는 울릉도에 사는 5년차 전업주부 김민정(36) 씨다. "4살짜리 아이에게 그림책을 읽어주다 우연히 아이디어를 얻었어요. 예쁜 그림을 활용하면 자연스럽게 아이들에게 독도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겠다 싶었죠."
김 씨는 4대째 울릉도에 사는 집안에서 태어났다. 그러나 자신이 이곳에 터를 잡고 살 것이란 생각은 상상조차 하지 않았다. 초등학교 때 섬을 떠나 대학을 졸업할 때까지 부산에서 살았고, 졸업 후엔 10년 가까이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했다.
그러던 그가 울릉도에 들어온 것은 2009년. 건강이 좋지 않은 어머니를 위한 어려운 선택이었다. 대다수 울릉도 주민들이 자녀에게 바라는 성공적인 삶은 육지에서 정착해 잘 사는 것. 육지 생활에 낙오해 온 것처럼 비치진 않을까, 처음엔 주위의 시선이 마냥 힘들었다.
그러나 주위의 따가운 시선은 김 씨가 이 일을 시작하게 만든 계기가 됐다. "막연하게나마 고향을 위해 뭔가 해야겠다는 생각을 늘 했습니다. 대학 졸업 후 10년 가까이 서울에서 영화홍보 관련 일을 한 게 큰 힘이 됐죠."
노트 표지 등을 디자인한 패턴디자이너 기호찬 씨와의 인연도 예전 영화계 동료의 소개에서 비롯됐다. 김 씨는 기호찬 씨가 멸종동물'야생동물 디자인을 통해 이들을 알리고 지켜가려는 의지를 표현한다는 점에 매료됐다. 인터넷 검색을 통해 알게 된 캘리그라퍼 강병인 씨는 김 씨의 취지에 공감해 '독도 문방구'란 로고를 재능 기부했다.
김 씨는 애초부터 거창한 애국심을 품고 한 일은 아니라고 했다. "우리나라 기념품 문화의 빈곤함에 대한 아쉬움이 컸어요. 국내 관광지 어딜 가더라도 기념품 가게 물건은 비슷비슷하잖아요. 울릉도만의 뭔가를 만들고 싶어 시작했고, 준비를 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독도로 이어진 겁니다."
이 상품은 현재 동생이 운영하는 가게 한쪽에 진열돼 판매되고 있다. 이 제품이 많은 아이들의 손에 들려지기 위해선 유통 등 아직 풀어야 할 숙제가 많다.
김 씨는 "앞으로 울릉도'독도의 자생식물이나 주변 바다생물을 테마로 한 시리즈를 꾸준히 내고 싶다"면서 "독도에 사는 풀 한 포기 물고기 한 마리를 알고 잊지 않는 것이 우리 땅 독도를 지키는 첫걸음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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