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 블랙아웃 걱정 없다

입력 2014-08-15 07:37:27

월성·고리 고장 원전 가동, 전년비 650kW 증가…예비전력 10% 이상 '안정'

'올여름 블랙아웃(대규모 정전)은 없다.'

2012, 2013년과 같이 전력 대란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지만 올해는 '안심'해도 될 듯하다. 신규 발전기 준공에 이어 정지했던 원전이 재가동하면서 최대전력 수급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지난해 전력난 원인은 원전

한국전력 대구경북지역본부는 올 여름철 국내 전력 피크는 8월 3주차에 발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전 대경본부 관계자는 "올해는 작년 여름보다 덜 더운 날씨일 것으로 보이며 이에 따라 최대전력 수요는 약 100만㎾ 감소한 7천900만㎾ 수준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의 경우 원전 시험성적서 위조 문제로 제어케이블을 교체하기 위해 신월성 1호기, 신고리 1'2호기를 전면 가동 중단했다. 한국표준형 원전인 100만㎾급 OPR1000의 신월성 1호기와 신고리 1'2호기의 가동중단은 한여름에 300만㎾ 전력공급이 한꺼번에 없어진 것과 같다. 여기다 일부 계획예방정비를 하는 원전과 겹치면서 지난해는 전력공급이 크게 부족했다. 지난해 6~8월 전력수급 비상을 살펴보면 예비력이 400만~500만㎾인 전력수급비상 '준비' 단계는 23번 발령됐고 300만~400만㎾인 '관심' 단계는 두 번 발령됐다.(표 참조)

지난여름 최대전력 피크는 8월 19일로 공급 능력 7천841만㎾ 가운데 전력수요 7천402만㎾를 기록해 예비력이 471만㎾(5%)에 불과했다. 전력예비율이 가장 낮았던 날은 8월 9일로 4.4%에 불과해 '관심' 발령 단계까지 갔다.

한국전력 관계자는 "지난해 여름 평균 공급 능력은 약 7천800만㎾였으나 8월 19일 순간 최대전력이 8천만㎾에 달할 정도로 위험한 적도 있었다"며 "예상치 못한 원전 가동 중단이 가장 큰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상황을 겪으면서 올여름 전력난에 대한 우려 목소리가 나오고 있지만 '안심'해도 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우리나라는 원전 23기 중 20기가 운전 중이다. 현재 발전 정지된 원전은 월성 2호기와 한울 3호기가 계획예방 정비 중이며, 월성 1호기가 계속운전을 위해 정지 중인 상태다.

◆올해 수급 문제없어

게다가 최대전력 수요의 감소와 함께 신규 발전기의 준공 등으로 공급 능력도 향상돼 전력난은 없을 것이라는 게 한전 측의 설명이다. 올해 9기의 신규발전기가 준공돼 473만㎾가 증가했으며 정지했던 원전 수도 5기에서 2기로 줄면서 172만㎾의 전기 공급이 가능해졌다. 한전 측은 "작년 여름대비 약 650만㎾ 증가한 8천450만㎾의 공급이 가능해 이상기온과 대형발전기 불시정지 등 돌발 상황이 없으면 안정적인 전력수급 관리가 가능한 500만㎾ 이상의 예비력을 확보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 대구지역 예비전력량은 올 6월부터 꾸준히 '안정'을 유지하고 있다. 35℃가 넘는 무더위도 있었지만 예비전력은 10% 이상인 상태다.

게다가 8월 초까지 지역 기업의 여름휴가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돼 한동안 산업전기의 사용은 줄어들 전망이다. 한국전력 관계자는 "통상 여름에는 산업전력의 수요가 줄어들기 때문에 예비전력이 크게 떨어지지는 않는다"며 "또 올여름은 예비전력이 평균 10~15%를 유지하고 있어 적정 수준이다"고 설명했다.

대구경북 지역 기업들은 올해 전력 공급이 안정적이라는 것에 안도하면서도 만약을 위한 대비책도 마련하고 있다. 언제 전력 공급에 이상이 생길지 알 수 없다는 불안감 때문이다.

한 기업 대표는 "일본의 원전 사고도 자연재해였듯이 여름 태풍과 이상 날씨 등으로 영향을 받아 발전기가 설지도 모르지 않느냐"며 "비상전력망을 확보하는 것에서부터 전기 사용을 낮추는 것까지 다양하게 검토 중이다"고 말했다.

경주 이채수 기자 cslee@msnet.co.kr

노경석 기자 nk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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