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릉 학교 인사 가점 하향에…학부모 "근무기피 안된다"

입력 2014-08-13 07:50:30

정부 '특수지 등급 조정' 추진 울릉 전체 학교 1등급씩 하락

정부의 올해 '특수지 등급 조정'에서 울릉군의 모든 초·중·고교의 등급이 하향 조정될 것으로 예상돼 학부모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다. 특수지 등급은 공무원의 특수지 근무수당 지급을 위한 것이지만 교육공무원에겐 인사 가점의 주요 지표다. 이 때문에 교사들의 울릉도 근무 기피로 이어져 교육의 질이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안전행정부는 5년 주기로 특수지 근무수당 지급대상 기관의 등급을 재조정한다. 11~13개 항목 중에서 거리에 따른 배점 조항의 경우 육지 벽지학교는 관할 행정기관에서 근무지까지 거리가 60㎞ 이상이면 5점, 도서지역은 4시간 이상 배를 타는 거리에 5점을 부여하는 식으로 총점을 매긴다.

이 기준을 적용하면 현행 최상위 '가' 등급인 서면'북면 초등학교 2곳과 분교 1곳, 중학교 2곳은 '나' 등급으로 떨어진다. 울릉읍 초교 2곳, 중학교 2곳, 고교 1곳도 '나' 에서 '다' 로 각각 1등급씩 내려간다. 울릉도 내 모든 학교가 각각 1등급씩 떨어지는 것이다. 도동읍 울릉초교는 군위 석산초교와 같은 '다' 등급이 된다. 문경 산북초교 창구분교 등은 오히려 한 단계 높은 '나' 등급이다. 안행부는 이 같은 내용의 조정안을 연말쯤 최종 확정해 통보한 뒤 별다른 이견이 없을 경우 내년부터 전면 시행할 방침이다.

그러나 울릉도는 유일한 교통수단인 배편이 연간 60~70일씩 결항되는 곳이다. 그런데도 이 기준을 적용하면 도심에서 차량으로 2, 3시간 거리 육지 벽지 근무 교사가 울릉군 근무 교사보다 인사 가점에서 더 높은 점수를 받게 된다.

가령 '나' 등급 지역에서 3년을 근무하면 1.62점, '다' 등급에서는 1.01점을 준다. 농어촌 지역에서 3년간 근무하면 주는 가산점(0.54)보다 점수 차이가 크게 나는 셈이다. 따라서 능력 있는 교사는 울릉도를 기피할 것이고 교육의 질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게 울릉군 학부모들의 주장이다.

학부모들은 지난달 29일 최경환·공경식 군의원을 공동위원장으로 한 울릉군 특수지 등급조정 대책위원회를 구성했다. 2009년에도 안행부가 울릉도의 특수지 분류 등급을 1단계 하향한 조정안을 내놨지만, 울릉 주민의 반발에 부딪혀 이를 철회한 바 있다.

대책위는 5년마다 이 같은 일이 되풀이 되지 않도록 안행부 측에 예외조항을 두고, 기상악화로 쉽게 발이 묶이는 지역적 특성을 감안해 울릉군 전체 학교가 '가'등급으로 조정해 달라고 주장하고 있다. 현재 학부모와 주민 등 2천500여 명의 서명을 받아둔 상태다.

최경환 공동위원장은 "가족과 떨어져 육지의 2배에 가까운 물가를 감당하며 학생을 지도하는 울릉군 근무 교사에게 인사 가점은 큰 위안이었다. 이마저 줄어든다면 어느 교사가 울릉도를 지원하겠느냐" 고 했다. 공경식 공동위원장도 "울릉군의 특수성이 고려되지 않는다면 교육의 질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에 대해 안행부 성과급여기획과 이영규 주무관은 "현재 전국 1천800여 특수지에 대한 서류를 검토하는 단계로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 향후 필요하다면 현지조사를 진행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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