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이 이어지면서 바이러스나 세균 감염 등으로 인한 장염 환자가 급증하고 있다. 대구가톨릭대병원 제공
온 듯 만 듯했던 마른 장마가 끝나고 폭염의 계절이 돌아왔다. 기온이 치솟으면 장염의 원인이 되는 각종 세균이 잘 번식하는 환경이 된다. 장염은 바이러스나 세균에 감염되거나 음식물에 있는 독소가 장에 들어와 염증을 일으키는 질환으로 배탈이나 구토, 설사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과민성 장 증후군을 가진 사람들도 찬 음식을 즐기다가 비슷한 증상을 겪기 쉽다.
◆복통과 설사, 구토가 난다면 의심
식중독균은 장염을 일으키는 가장 주된 원인이다. 살모넬라균이나 포도상구균, 장염 비브리오균 등은 감염된 음식을 통해 장에 들어와 염증을 일으킨다. 살모넬라균은 오염된 달걀이나 상한 돼지고기, 마요네즈, 우유 등에 의해 감염되며 음식을 먹은 뒤 12~24시간 뒤에 증상이 나타난다. 심한 복통과 설사, 구토, 발열, 오한 등이 나타나고 대변에 피나 점액 등이 섞여 나오기도 한다. 오염된 물에서 전염되는 포도상구균은 식품에 번식하며 독소를 뿜어낸다. 이 독소는 끓여도 사라지지 않으며 1~6시간 내에 심한 구토와 설사, 복통을 일으킨다. 시간이 지나면 독소가 배출되기 때문에 하루 안에 저절로 회복된다.
어패류나 생선을 좋아한다면 장염 비브리오균을 조심해야 한다. 제대로 익히지 않은 생선이나 조개는 먹은 후 48시간 내에 설사와 복통, 발열, 오한, 구토 등을 일으킨다. 간 건강이 나쁜 사람들에게는 치명적인 합병증을 일으킬 수 있다.
소의 내장이나 날고기를 충분히 익혀 먹지 않으면 장 출혈성 대장균에 의한 장염에 걸릴 수 있다. 복통과 설사로 시작돼 점차 피가 섞인 변을 누거나 합병증이 나타난다. 평소에 배가 자주 아프거나 빵빵한 느낌이 들고, 묽은 변을 자주 보는 증상이 수개월 이상 반복될 경우 과민성 장 증후군일 가능성이 있다. 과민성 장 증후군 환자가 여름철에 찬 음식을 먹으면 배가 더 자주 아프고 설사가 잦아진다.
◆냉장고 과신은 금물
대부분의 급성 장염은 특별한 약을 먹지 않아도 1주일 내에 저절로 좋아진다. 증상이 심하지 않으면 식사를 거르지 말고 따뜻한 물이나 미음, 쌀죽 등 부드러운 음식을 조금씩 자주 먹으면서 탈수에 빠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 설사로 몸속 수분과 전해질이 빠져나가면서 탈수와 함께 전해질의 불균형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특히 구토와 열을 동반한 설사를 할 때는 충분한 수분 공급을 해주지 않으면 위험하다.
끓인 보리차를 미지근하게 식혀서 1천cc에 찻숟가락으로 설탕 2티스푼, 소금 1/2 티스푼을 넣어 마시면 전해질이 보충된다. 설사나 구토가 너무 심하거나 열이 나고 한기가 드는 경우, 대변에 피나 고름이 섞여 있는 경우에는 병원에서 전문가와 상의해야 한다. 함부로 설사약을 먹는 것은 위험하다. 자칫 장 속에 있는 세균이나 독소를 배출하지 못해 오히려 병을 더 악화시킬 수도 있다. 유산균제제는 부작용이 없고 장염의 치료에 도움이 된다. 급성 장염을 예방하려면 냉장고를 과신하지 않아야 한다. 특히 잔치 음식은 쉽게 상하기 때문에 맛이나 냄새가 이상하면 먹어선 안 된다.
대구가톨릭대병원 소화기내과 권중구 교수는 "과일이나 야채는 흐르는 물에 깨끗이 씻고, 음식물은 충분히 익혀 먹는다. 생수도 끓여 먹는 게 좋다"며 "과식이나 폭음은 삼가고 너무 차게 먹는 것도 좋지 않다. 화장실에 다녀온 후에는 반드시 손을 깨끗이 씻는 습관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도움말 대구가톨릭대병원 소화기내과 권중구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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