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영화] EBS 세계의 명화 '허트 로커' 2일 오후 11시

입력 2014-08-02 07:23:00

'허트 로커'(hurt locker)는 미군에서 쓰이는 슬랭으로 벗어나기 어려운 물리적 혹은 감정적인 고통의 기간을 의미한다. 로테이션 되기까지 38일 남은 이라크 바그다드에 파병된 미육군 폭발물 제거반(EOD) 분대원들의 일상을 그리고 있다.

이들이 활동하는 '킬 존'(Kill Zone)은 폭발물이 설치된 지점으로부터 25m 이내의 거리를 지칭하는 말로, 폭발은 곧 죽음을 의미한다. 이곳에서 마치 스릴을 즐기듯 폭탄을 해체하는 신임 분대장 제임스(제레미 레너). 그는 폭탄해체에 방해가 된다는 이유로 방호복과 통신장비까지 벗어던지고 폭탄을 해체한다. 873개가 넘는 폭탄을 해체한 비결이 뭐냐고 묻는 상사의 질문에 '죽지 않으면 된다'고 대답하고, 해체한 폭탄의 부품을 기념품처럼 모아두는 인물이다. 하지만 무사히 살아남아서 본국으로 돌아갈 날만 손꼽아 기다리는 분대원들에겐 눈엣가시 같은 존재일 뿐이다. 무모하리만큼 저돌적인 제임스를 유일하게 주춤거리게 하는 존재는 고국에 있는 전처와 아이뿐이다. 영화는 전쟁으로 인해 황폐화된 인간을 통해 전쟁의 참상을 고발하고 있다.

이 영화는 남성 감독을 능가하는 파워풀한 연출력으로 할리우드에서도 인정받고 있는 여성 감독 캐서린 비글로우의 작품이다. 이라크 종군 기자 출신인 마크 보울이 실제 이라크에서 보고 들었던 전장 속 폭발물 제거반(EOD)의 이야기를 쓴 시나리오를 영화화했다. 여성 감독 특유의 섬세한 심리묘사와 생동감 넘치는 연출을 통해 폭발물 제거반 소속 군인들의 공포와 긴장감을 완벽하게 살려, 여성 감독 최초로 아카데미와 미국영화감독조합(DGA)에서 감독상을 수상했다. 특히 2009년에 평단으로부터 가장 많은 호평을 받으며 제82회 아카데미상 시상식에서 9개 부문 후보에 올라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편집상, 음향상, 음향편집상 등 6개 부문을 휩쓸었다. 러닝타임 1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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