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그룹 대형 사업 잇단 포기…인천·부산·경기 자다 날벼락

입력 2014-07-29 10:06:49

이재현 회장 경영공백 영향, 의사결정 늦추다 사업 철수

CJ그룹이 이재현 회장의 공백이 길어지면서 수년 전부터 진행해오던 수천억원대의 대형 개발 프로젝트를 잇따라 포기하고 있다. 특히 일자리 창출과 지역경제 기여도가 높은 내수산업들을 포기해 지역경제 활성화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CJ그룹은 지난 24일 인천 굴업도 관광단지 내 골프장 건설계획을 전면 백지화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CJ는 2009년부터 인천 서해의 섬인 굴업도에 골프장과 관광호텔, 콘도미니엄 등이 포함된 대규모 관광단지 개발을 추진 중이었다. 총 예상 투자비는 약3천500억원으로 연간 20만명의 관광객, 5천600억원의 생산유발효과와 2만여명의 고용유발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됐다. 하지만 골프장 건설로 인한 환경 훼손을 우려한 환경단체의 반대로 사업추진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업계 관계자는 "CJ 측이 골프장을 포기하고 환경친화적인 대안시설을 도입한 관광단지를 만들겠다고 했지만 핵심 수익시설인 골프장 없이는 관광단지 개발 자체가 어렵다"며 "결국 수익원을 찾지 못해 철수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게다가 CJ는 지난 6월 동부산관광단지 영상테마파크 사업도 포기했다. 2009년부터 동부산관광단지 내 50만㎡ 부지에 그룹의 영화, 방송 등의 콘텐츠를 활용해 한국형 유니버설스튜디오를 만들겠다며 의욕적으로 사업을 추진해왔지만 최근 협약을 해지하고 철수했다.

총 2천500억원이 들어가는 테마파크 건설 투자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부지 내 상업시설을 아울렛사업자에게 임대하려고 했다가 부산시민단체 등의 반발에 부딪치자 결국 사업을 포기한 것.

CJ는 또 올해 착공 예정이던 경기 광주시 대규모 수도권택배허브터미널 사업도 사실상 무기한 연기했다. 10만㎡의 부지에 최첨단 물류센터를 조성해 수도권 인근의 택배 관련 인프라를 총집결시켜 '수도권 하루 2배송'을 실현할 계획이었다.

CJ의 대형 개발 프로젝트 포기는 그룹총수인 이재현 회장의 공백과 무관치 않다는 것이 재계의 시각이다. 다양한 이해관계가 부딪치는 개발사업은 갈등을 조정하고 난관을 돌파할 강력한 리더십이 필요하지만 이 회장이 1심에서 징역 4년형을 선고받고 항소심이 진행중이어서 과감하고 신속한 투자결정이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CJ그룹은 긴축경영을 펼치면서 해외 물류기업, 사료기업 인수 등 글로벌 M&A 협상도 모두 중단했다. 이로 인해 CJ그룹의 장기적인 성장 동력이 훼손되지 않을까 재계에서는 우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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