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인들 "문 닫으면 손님 안 와"…문열고 냉방 과태료 300만원
대구시가 문을 열고 냉방하는 업소 단속에 나서자 상인들의 불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상인들은 "문 열고 냉방하는 행위가 에너지 낭비라는 취지에서 시가 단속하는 것은 이해하지만 문을 닫은 채 영업하면 손님들의 발길이 줄어드니 이점도 고려해줘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낮 최고기온 34℃를 기록한 26일 오후 1시 대구 중구 동성로의 한 통신사 대리점. 문이 열린 매장(198㎡)에서 냉기가 밖으로 뿜어져 나왔다. 입구에서 2m 떨어진 곳에서도 다리가 시원할 정도였다. 매장 내 에어컨 온도는 22도였다.
직원은 "문이 닫혀 있으면 손님이 매장에 들어오길 부담스러워 한다"며 "문을 열어 놓으면 하루 50여 명이 들어오는데 문을 닫은 날엔 손님이 절반가량 줄어든다"고 했다.
이날 기자가 동성로에서 영업 중인 382개 업소를 둘러본 결과 119곳이 문을 연 채 냉방기를 가동하고 있었다. 이 가운데 38곳(약 31%)은 냉방기의 희망온도를 여름철 실내 적정온도(26~28도)보다 낮게 설정했다.
일부 상인은 적정 실내 온도만 지키면 되는 것 아니냐며 시의 단속에 반발했다. 잡화점 업주 김모(35) 씨는 "희망 온도를 27도로 맞추고 영업하는데도 단지 문을 열었다는 이유로 단속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했다.
일부 업주는 단속을 피하고자 갖가지 방법을 동원하기도 했다. 동성로 카페골목에서 통신골목까지 이어진 거리의 옷가게 60여 곳은 대부분 문을 연 채 입구 가운데가 트인 투명 비닐 커튼을 쳐뒀다. 내부의 냉기 유출을 최소화하면서 손님이 애써 유리문을 열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입구에 에어커튼(건물의 안팎 공기 흐름을 차단하는 장치)을 설치한 곳도 눈에 띄었다. 한 남성의류점 주인은 "가뜩이나 경기도 안 좋은데 문까지 닫아두면 손님이 더 줄어들까 봐 2주 전에 40만원을 들여 에어커튼을 달았다. 단속 공무원들이 이런 노력까지 이해해 주지 않는다면 장사를 접으라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했다.
하지만 대구시는 비닐 커튼이나 에어커튼을 설치해도 문을 열어놓으면 단속 대상이라는 입장이다. 시는 다음 달 29일까지 문을 연 채로 냉방기를 5분 이상 가동하는 업소에 대해 1회 경고 후 추가 적발될 경우 최고 3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할 방침이다. 대구시 녹색에너지과 관계자는 "에너지 낭비를 줄이기 위한 취지에서 단속하는 만큼 업주와 소비자들이 적극적으로 동참해줬으면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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