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한여름 구제역'AI, 방역체계 전면 재검토해야

입력 2014-07-28 10:32:38

삼복더위에 구제역이 발생한 데 이어 조류인플루엔자(AI)까지 겹쳐 축산 농가와 방역 당국의 긴장감을 더하고 있다. 경북 의성의 돼지농장에서 구제역이 확진된 지 사흘 만에 고령에서 의심 신고가 들어오면서 확산에 대한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다. 한여름에 구제역이 생긴 것은 처음인데다, 감염 경로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으니 불안감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방역 당국은 이번 의성에서 발생한 구제역 바이러스가 3, 4년 전 유행한 타입과 같다는 점을 감안, 당시 바이러스의 잔존 가능성과 주변국 유입 가능성을 함께 염두에 두고 정밀 역학조사를 벌이고 있다. 경북도 구제역방역대책본부도 사료 및 분변 차량과 외부인 접촉 경로 등에서 특이점을 찾고 있는 정도이다. 경북도는 구제역이 발생한 농장의 감염 또는 감염의심 돼지를 매몰처분하고 그 밖의 돼지에 대해서는 이동제한 조치를 내리고 임상관찰을 하고 있다. 또한 긴급 백신 접종지역을 구제역이 발생한 인접 시'군으로 확대하고 백신 미접종 농가에 대해서는 과태료 처분을 할 방침이다.

수년 전 안동에서 발생한 구제역 악몽 이후 한동안 재발이 없었고 청정국 지위를 회복하면서 따뜻한 날씨와 함께 긴장이 풀린 탓은 아닌지, 백신의 수급에는 이상이 없었는지 철저히 되돌아 볼 일이다. 구제역이 확산되면 천문학적 예산을 낭비할 수밖에 없다. 우선은 초기의 골든 타임을 놓치지 않기 위한 신속한 대응이 필요하다. 전파 속도가 철새처럼 빠른 AI도 마찬가지이다.

의성 돼지농장에서 구제역이 확진된 다음 날 전남 함평 오리 농가에서 AI가 발생했다. 도대체 구제역과 AI 예방 및 방역에는 왜 번번이 실패하는 것인가. 원인 진단이나 방역 정책에 큰 오류는 없었는가. 주로 겨울철에 일어나는 바이러스성 가축 질환이었던 구제역과 AI의 한여름 발병은 더욱 당혹스럽다. 이제는 계절에 관계없는 방역체계 확립이 불가피하게 된 것이다. 가축의 위생 관리는 물론 백신접종과 이동상황 점검 등에 관한 일차적인 책임은 해당 농가에 있다. 그리고 자치단체와 중앙정부가 유기적이고 기민한 협력체계를 갖춘 가운데 진단과 방역에 주력하며 농가를 관리'감독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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