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상반기에 인상적으로 들었던 인디 뮤지션 두 팀의 앨범을 소개한다. 남성 4인조 록 밴드 '파블로프'의 '26'과 여성 3인조 보컬 그룹 '바버렛츠'의 '소곡집 #1'이다. 둘 다 '복고'가 핵심이다. 오버그라운드에서 아이유가 '책갈피' 앨범으로 창의적인 다시 부르기(리메이크)를 선보였다면, 언더그라운드에서는 이들이 시간여행을 이끌었다.
앨범 이름에서 눈치 챌 수 있듯이 파블로프는 모두 26살 1987년생 고교 동창생들로 구성돼 있다. 오도함(보컬), 류준(기타), 박준철(베이스), 조동원(드럼). 밴드 결성 10년째라는 이들은 한 웹진 인터뷰에서 "유명 록 밴드 '롤링 스톤즈'처럼 늙을 때까지 함께 밴드를 하고 싶다. 나중에 '45'나 '67' 같은 앨범을 내고 싶다"고 밝혔다.
이들은 자신들이 태어나기도 전인 1970, 80년대의 한국 록 사운드를 좇는다. 산울림과 신중현이다. 제법 구닥다리 느낌을 낸 녹음 상태나 기타 사운드에 뒤섞은 미묘한 오르간 연주는 산울림의 초기작들을 떠올리게 한다.
노랫말은 신중현이 작사가로서 '미인'이나 '커피 한 잔' 등에서 표현했던 치기 어린 청춘론 및 애정담의 서사를 계승한다. '지난밤 나는 너를 기다리다 이 세상 비를 다 맞았어요. 새파랗게 떨다 새벽이 지나 마치 울음을 그친 아이 같은.' ('그렇구 말구요' 중)
안신애, 김은혜, 박소희로 구성된 바버렛츠도 애정을 담아 지향하는 과거가 있다. 이들은 공연이나 인터뷰에서 늘 '김 시스터즈'를 언급한다. 역시 3인조인 김 시스터즈는 미8군 무대를 시작으로 1960년대에는 미국과 유럽을 넘나들며 활동한 원조 한류스타다. 존경의 표현으로 바버렛츠는 김 시스터즈의 노래 '봄맞이'를 다시 불러 앨범에 수록했다.
반세기 전 김 시스터즈처럼 바버렛츠도 마이크 하나에 입을 모으고 화음을 맞춰낸다. '바버샵 아카펠라'다. 옛날 미국에서는 이발소(바버샵)가 작은 공연장 역할을 했다. 여기서 탄생한 음악 스타일이다. 바버렛츠는 곡 녹음 방식도 복고를 택했다.
1950년대 전후의 느낌을 살리기 위해 디지털로 녹음한 소스를 아날로그 테이프로 일일이 재생해 다시 녹음한 것. 이들이 '시간여행 걸그룹'이라는 애칭을 얻은 까닭이다.
바버렛츠가 밀고 있는 타이틀곡은 '가시내들'이다. '우리는 노래하는 가시내들'이라는 노랫말은 바버렛츠 스스로를 가리킨다. 또 '조그만 가시내들이 모여서 노랠 부르면 온 동네 청년들은 마음 설레어 하네'라는 노랫말은 바버렛츠의 음악적 바람을 나타낸다. 지난달 21일 의성 산운마을 고택에 노래하러 온 바버렛츠를 만났다. 정말로 온 동네 청년들은 물론 할배들, 머슴애들까지 마음 설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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