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에 살다/전충진 지음/갈라파고스 펴냄
우리는 독도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가수 정광태 씨가 부른 노래 '독도는 우리 땅'을 알고 있는 사람은 '독도가 울릉도에서 동남쪽으로 200리 떨어져 있으며, 17만㎡에 분화구를 가진 섬'이며 '일본이 자기네 땅이라고 억지를 부리는 섬' 정도로 알고 있을 것이다.
이 책 '독도에 살다'는 풍경 사진으로 남아있는 독도, 일본에 대한 적개심을 불러일으키는 대상으로 존재하는 독도를 '우리의 생활'로 편입시킨다. 책은 독도를 멀리 동해 끝 '외로운 섬'이 아니라, 우리 국민이 삶을 영위하고 있는 소중한 생활터전임을 보여준다.
지은이 전충진은 대한민국 최초의 독도 상주 기자로 1년을 독도에서 살며, 독도의 동물과 식물, 사람과 생활, 역사와 애환을 몸과 마음으로 체험했다. 이 책은 그 체험들을 한자리에 모아 놓은 것이다. 우리 땅 독도의 자연과 풍경, 사람살이와 동물들의 생활을 들려줌으로써 굳이 기를 쓰고 우리 영토라고 주장하지 않아도 독도가 명실상부한 우리 영토임을 보여준다.
"나는 독도가 일본이 넘보는, 우리가 지켜야 하는 그런 '상징의 섬'이라기보다 마라도나 백령도처럼 당연히 우리 영역 안에 있는 생활의 섬이기를 바란다. 나의 경험이 독도를 '생활의 섬'으로 인식시키는 기회가 되었으면 하는 기대를 갖고 있다." 이 말은 지은이가 이 책을 어떤 입장에서 어떤 내용으로 썼는지를 명확하게 보여준다.
지은이는 2008년 9월부터 11월까지는 서도 어민숙소, 2008년 12월부터 2009년 2월까지는 동도 등대, 3월부터 5월까지는 서도 어민숙소, 6월부터 8월까지는 다시 동도 등대에서 체류했다. 책에는 그 체류 여정이 오롯이 담겨 있다. 책은 총 4부로 구성돼 있다.
제1부 '가을, 독도 인으로 살아가기'에서는 독도에 입도하는 과정을 생생하게 그려낸다. 독도에 들어가는 절차에서부터 주소지 이전, 우편물 수령의 우여곡절, 밤잠을 설치게 하는 독도 깔따구(각다귀)의 텃세 등을 생생하게 그려내고 있다.
제2부 '겨울, 삭풍은 긴 밤을 부르고…'에서 독도의 겨울 풍경을 보여준다. 김성도 이장 내외가 겨울 3개월간 울릉도로 나가 생활하기 때문에, 지은이는 3개월 동안 동도 등대에서 생활하면서 섬의 가혹한 겨울을 경험한다. 뱃길이 며칠 끊기면 부식 조달에도 어려움이 있고, 부족한 것들은 직접 만들어 써야 한다.
제3부 '봄, 독도의 숨탄것들'에서는 온갖 생명이 움트는 활기찬 봄을 보여준다. 겨우내 황량했던 독도에 초록이 물들고, 수많은 철새가 독도를 찾는다. 독도 진객 물개가 망중한을 즐기고, 본토에서 수많은 사람이 독도를 찾는다. 독도관련 행사도 많고, 탐사도 많다. 봄에 독도는 북적댄다.
제4부 '여름, 독도 살이 애환과 그 너머'에서는 거친 바닷바람과 함께 하는 여름살이를 보여준다. 오기로 약속했던 사람은 풍랑을 만나 오지 못하고, 나가기로 예정했던 사람 역시 거센 파도가 몰아치는 바다를 바라보며 서 있다.
독도는 역사의 섬이나 자연 탐사의 섬, 국가의 이익을 지켜야 할 섬이 아니다. 수많은 식물과 동물, 사람이 살아가는 '생활의 섬'이다. 지은이는 이 책을 통해 '독도는 우리가 지켜야 할 외로운 섬이 아니라, 우리가 살아가는 생활의 섬임을 분명하게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328쪽, 1만5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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