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취항 해운사 선박 개조에 면허 취소 소송 제기
전국 연안여객선 노선 중 최고의 황금 노선으로 꼽히는 포항~울릉 뱃길에 면허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세월호 참사 이후 서남해안 노선들이 최대 80~90% 이상 승객감소에 시달리고 있는 데 반해 울릉 노선은 감소 폭이 20%에 이하에 그칠 만큼 수익성이 안정적이기 때문이다.
◆진입'저지 소송에 첩보전
지난해 9월 포항~울릉 정기여객수송사업 조건부면허(배 도입 후 정식면허)를 받은 태성해운이 25일 취항을 목표로 정원 증원 등을 위한 선박개조작업을 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11월 당시 경쟁사인 대아고속해운은 해당 면허에 대해 부당하다며 포항지방해양항만청을 상대로 면허취소 소송을 제기했다. 그리고 노선을 올해 2월 127억원에 대저해운에 매각하고 소송의 당사자도 대저해운에 넘겼다.
지난 5월 30일 자로 광운고속해운의 여객수송사업 면허가 장기 운항중단과 선박 대여사의 자격 미달 등으로 전격 취소처분됐다. 어떻게 알았는지 이를 틈타 지난 6월 2일(취소처분 다음 주 월요일) 태성해운은 자사의 운송사업면허 시간을 광운의 시간으로 바꿔달라는 변경신청서를, 씨스포빌과 대저해운은 신규 노선 조건부 면허 신청서를 포항해양청에 제출했다. 그야말로 첩보전을 방불케 하는 숨 가쁜 시간이었다.
운송면허를 취소당해 '면허값 100억원'을 날린 광운고속해운도 다른 3개 선사들이 자사의 자리 뺏기에 나서자 즉각 대구지방법원에 면허취소처분 취소 가처분 신청을 제출하고 행정처분취소 본안 소송도 제기했다. 가처분 신청 일부가 인용돼 현재로서는 광운고속해운의 포항~울릉 정기여객선사업 면허는 살아있는 셈이다.
포항해양청은 태성해운의 시간변경 신청과 씨스포빌'대저해운의 면허 신청을 지난달 13일 모두 반려했다. 광운고속해운과 태성해운의 면허에 대해 소송이 진행 중이라 면허 허가 시 가장 중요한 조건인 수송기준치를 측정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프리미엄 기대심리 폭발
수송기준치를 면허 발급의 기준으로 두는 이유는 정기여객선 적정 승객이 없으면 선사의 부실화는 불을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수송기준치가 후발 선사에는 진입장벽이라는 논란이 있지만 국가가 부두를 건설해야 하고 배값이 고가이다 보니 마구 면허를 발급하면 동반 부실화의 부작용이 생긴다는 것이다.
대아가 독점운항하던 때에도 선사들의 진입 시도는 여러 차례 있었다. 태성해운이 지난 2012년 면허신청이 반려되자 소송을 제기했다가 취하하기도 했으며, 씨스포빌도 지난 2011년부터 수차례 면허를 신청하기도 했었다. 이들은 해당 노선의 수송기준치가 충족되지 못해 진입이 좌절됐다.
하지만 울릉도 관광객과 울릉도를 통한 독도관광객 수요가 늘었고, 2012년 4월부터 수송수요기준치 기준이 30%에서 25%로 완화되면서 지난해 광운고속해운에 이어 태성해운이 사업면허 취득에 성공했다. 이에 3개 선사가 뱃길 면허를 받게 되자 이제부터는 면허를 가진 선사들이 업권 보호를 위해 신규 진입은 차단하고 기존 노선에 대해서는 퇴출소송도 불사하는 등 면허전쟁이 촉발됐다.
여기에 수십 년간 울릉 뱃길의 강자로 군림해온 대아고속해운이 포항~울릉 노선과 묵호~울릉 노선을 잇달아 수백억원에 매각, '먹튀' 논란을 일으키면서 면허권에 대한 프리미엄 기대심리가 치솟았다. 대아고속만큼 신규 선사에 대해 강력한 견제를 할 선사가 없는 것도 면허전쟁이 격화된 한 요인이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울릉 뱃길에 걸린 2개의 송사 결과와 해양수산부의 여객선 관련 제도 변화 등 여러 가지 변수가 있어 여객선사들의 신경전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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