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원나라의 장양호(1269~1329)가 동료와 후배들을 위해 지도자의 마음가짐을 설명한 책이다. 위정삼부서(爲政三部書)라고도 한다. 정치의 참고서(충고'忠告)라는 뜻이다. 재상과 대신의 마음가짐을 설명한 묘당충고(廟堂忠告), 감찰관과 검찰관의 마음가짐을 설명한 풍헌충고(風憲忠告), 지방장관의 마음가짐을 설명한 목민충고(牧民忠告) 등 3부로 이뤄져 있다. 장양호는 당시 몽골족이 세운 원나라 치하에서 힘겹게 살았지만 시종일관 청렴한 자세를 잃지 않았다. 그리하여 윗사람의 도리를 빠짐없이, 또 쉽게 이 책에 설명해 놓았다.
장양호는 중국 산동성 제남에서 태어나 어릴 때부터 책 읽기를 좋아했다. 그러나 10세 때 송나라가 망하고 원의 지배하에 놓이게 되자 그의 인생행로도 순조로울 수 없었다. 장양호는 다행히 몽골 고관에게 학식과 인격을 인정받아 비교적 높은 지위에 올랐다. 그러나 그는 절조를 지켰다. 장양호는 "인간은 체구가 작고 수명도 짧다. 그러나 절의를 지키기 때문에 값진 인생을 살 수 있다"며 평생 절조를 지켜나갔다. 그는 청렴결백했을 뿐만 아니라 개인 재산을 털어 가난한 백성을 돕고, 범죄자를 올바른 길로 인도하는 일에도 힘썼다. 생을 마감한 것도 나이 60에 가뭄으로 고생하는 백성들을 구제하다 피로에 지친 결과였다.
장양호는 "지도자는 자기 자신에게 엄격해야 한다"며 "선비는 자신에게 엄격해야 한다. 책임을 져야 할 위치에 있는 사람은 보통 선비보다 더 엄격하게 자신을 대해야 한다"고 했다. 특히 사리사욕을 좇아 재산을 늘리려 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예로부터 재상 중에 의식주가 부족해 죽은 사람은 없었다. 그러나 어느 시대든 재물을 탐하고 쾌락을 좇아 자멸한 자는 많다."
장양호는 위기관리에 대해 조언하기를 "비정상적인 상태일 때 먼저 사실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감정을 드러내지 말고 태연하게 행동해야 한다"며 지도자의 자세에 대해 말했다. 재상의 자세에 대해 그는 "재상이라고 모든 것을 다 알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남의 재능을 시기하지 말고 공평한 태도로 대하면 지혜와 용기를 빌릴 수 있다. 자신의 재능과 말솜씨를 과시하면 도움을 받기 어렵다. 비난과 질책은 자기 자신에게 돌리고, 칭찬은 다른 사람에게 돌려야 한다. 동료가 실수를 했더라도 정치에 악영향을 끼치지 않는 한 질책해서는 안 된다. 남이 자기와 같기를 기대해서는 안 된다"며 남에게는 너그러워야 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지도자는 물러날 때를 잘 알아야 하고, 그때 공덕비를 세우거나 송별금을 받아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동희 계명대 윤리학과 교수 dhl333@km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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