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스터커·저기는 전화, 가전제품 어떻게 버려요?

입력 2014-06-04 07:19:30

구청마다 수거방식 달라 주민들 쓰레기 처리 곤욕

2일 대구 남구 한 아파트에서 대형폐기물 처리 대행업체 직원들이 소파, 침대 매트리스 등을 수거하고 있다. 성일권 기자 sungig@msnet.co.kr
2일 대구 남구 한 아파트에서 대형폐기물 처리 대행업체 직원들이 소파, 침대 매트리스 등을 수거하고 있다. 성일권 기자 sungig@msnet.co.kr

대구 수성구의 한 아파트에 사는 김모(67) 씨는 얼마 전 낡은 의자 하나를 버리는 데 애를 먹었다. 분리수거대 근처에 의자를 내놓고 한참 뒤에 가보니 '대형 폐기물 스티커를 붙이지 않으면 CCTV를 분석해 가져다 놓은 사람을 찾겠다'는 엄포성 문구가 쓰인 종이가 의자에 붙어 있었다.

그가 관리사무소에 처리 방법을 문의하니 슈퍼에 가서 폐기물 스티커를 사서 스스로 붙여야 한다고 했다. 그러나 얼마짜리를, 몇 개나 붙여야 할지는 가르쳐 주지 않았고, 슈퍼에서도 제대로 설명해 주지 않아 이를 아는 데 꽤 고생을 했다.

김 씨는 "대형 폐기물을 내놓는 곳에, 스티커를 사는 방법과 폐기물 크기에 따른 스티커 가격 등을 알려주는 안내장이라도 있으면 훨씬 수월하게 처리했을 것"이라며 아쉬워했다.

낡고 못 쓰게 된 가구나 가전제품 등 대형 폐기물 배출 방식이 대구의 구'군마다 제각각인데다 의자, 탁자, 침대 등 크기가 다른 가구의 경우 수거비용이 얼마인지에 대한 안내도 부족해 주민들이 헷갈려하고 있다.

예전에는 대형 폐기물을 내놓으려면 배출자가 동사무소를 찾아가 배출 신고서를 작성한 뒤 스티커를 구입'부착하면 이를 수거해 갔다. 하지만 배출 스티커 구입 절차가 복잡하고 대형 폐기물을 주로 배출하는 토'일요일에 스티커 구입이 불가능해 무단투기가 일어나면서 환경부가 2002년부터는 이를 각 지방자치단체에 자율적으로 맡겼다.

중구와 서구는 종량제 봉투판매소에서 배출스티커를 구입해 붙인 뒤 수거대행업체에 전화하면 거둬 가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동구'북구'달서구 경우 별도의 스티커 구입 없이 수거업체에 전화하거나 구청 홈페이지에서 수거 신청을 하면 대행업체가 거둬간다.

남구는 배출자가 원하는 날짜를 예약해 대행업체나 인터넷을 통해 신고하도록 하고 있다. 수성구 경우 구청이 직접 수거하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는데, 종량제 봉투판매소에서 배출스티커를 산 뒤 동사무소나 구청에 전화로 신고하면 수거하고 있다. 달성군 일부 지역도 읍'면 사무소에 신고한 뒤 신고필증을 부착해 지정된 일시, 장소에 내놓으면 이를 가져간다.

이처럼 구청마다 수거 방식이 다르다 보니 주거지를 옮겼을 땐 혼란이 불가피하다. 이모(47'여) 씨는 "정확하게 어떤 스티커를 붙여야 할지 몰라 대강 짐작으로 적당한 스티커를 사서 붙였는데 수거일이 지났는데도 그대로 있더라"며 "나중에 추가로 스티커를 붙인 뒤에야 처리됐다"고 했다.

한 구청 관계자는 "여건에 따라 각 구청이 수거 방식을 달리하고 있어 헷갈려하는 주민들이 있다"며 "상세한 대형 폐기물 수거 수수료와 수거 접수 전화번호는 각 구청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고 했다.

한편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TV 등 1m 이상 폐가전제품은 구'군에 상관없이 무상 방문 수거 대상이다. 배출자는 온라인(www.edtd.co.kr)이나 콜센터(1599-0903), 카카오톡(ID:weec)을 통해 버리고자 하는 날짜 2, 3일 전에 예약하면 수거전담반이 방문해 갖고 간다. 다만 배출하고자 하는 폐가전제품이 훼손되었다면 무상수거가 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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