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6년 설립, 제2 도약 준비…섬유기계 이후 사업 다각화
대구 북구 노원동의 ㈜금용기계(대표이사 이무철)는 섬유 환편기와 선박엔진용 배기밸브로 세계 시장을 휘어잡고 있는 '알짜기업'이다. 60년 역사를 향해가는 금용기계는 품목 다변화로 제2의 도약을 준비 중이다.
◆환편기로 국내 석권
1956년 세워진 금용기계는 섬유기계사업부와 산업기계사업부를 두고 있다. 초기에 섬유기계를 생산했던 금용기계의 주력 상품은 내의와 운동복, 봉제완구, 담요 등을 짜는 환편기였다. 금용기계는 1980년대 초반 순수 국산기술력으로 환편기를 개발, 국내 섬유산업의 부흥기 동안 큰 인기를 누렸다.
회사 관계자는 "1990년대 우리 환편기의 국내시장 점유율이 70%를 넘어섰다. 쌍방울 등 내의 3사가 국내 메리야스 시장을 석권할 당시에는 3사를 통틀어 섬유기계 보유 대수의 90% 이상이 금용기계의 환편기였다"고 설명했다.
1988년 부설연구소를 설립하는 등 지속적으로 기술력을 키운 금용기계는 2005년 환편기가 산업자원부로부터 '세계 일류상품'으로 인정 받는 쾌거를 이뤄냈다. 환편기는 미국과 중남미, 인도, 영국, 터키 등 세계 35개국에 수출하고 있다. 현재 금용기계의 환편기는 기술력이 뛰어나 독일과 이탈리아 등 유럽 섬유기계업체와 함께 '글로벌 빅5'로 통하고 있다.
이준혁 전무는 "IMF와 섬유산업 쇠퇴 환경 속에서도 우리의 섬유기계사업부가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은 고급화 전략과 사업 다각화 덕분이다. 앞으로도 계속 성장할 것이다"고 말했다.
◆조선 부품업으로도 진출
세계 환편기 시장을 제패한 금용기계지만 안정적인 성장을 위해 새로운 사업 분야에 도전했다. 회사 관계자는 "섬유산업은 불황과 활황의 굴곡이 심한 업종이어서 안정적으로 매출을 올릴 수 있는 신사업이 필요했다"며 "마침 정부에서 조선업을 일으키려고 할 때 현대중공업의 조선부품 협력사가 됐다"고 말했다.
1982년 금용기계는 조선부품업도 시작했다. 우선 볼트와 너트 등 쉬운 엔진부품부터 만들어낸 금용기계는 5년간의 연구개발 끝에 선박엔진용 배기밸브를 생산하기에 이르렀다. 당시 배기밸브는 전량 수입품이었다. 개발에 실패하면 회사의 존폐까지 걸릴 수 있었지만 과감한 투자와 현대중공업의 지원으로 배기밸브 개발을 성공으로 이끌어냈다.
1992년부터는 해외 수출도 시작했다. 수출 초창기에는 일본회사들의 덤핑판매로 어려움을 겪었지만 기술로 극복했다.
이 전무는 "수많은 선박용엔진 부품 가운데 배기밸브는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생산을 위한 기술요구 수준도 높다"며 "우리는 계속적으로 부품은 연구했고 누구보다 완벽하게 설계도면에 따른 제품을 만들어냈다"고 설명했다.
금용기계의 밸브는 환편기에 이어 2006년도 산업자원부의 '세계 일류상품'에 지정됐다. 국내 조선업계가 세계 시작을 석권하면서 금용기계의 배기밸브도 자연스럽게 시장을 확대해나갔다. 회사 관계자는 "2006년부터 두산엔진과 협력으로 1년 만에 국내 최초의 고내열 내마모성 배기밸브스핀들인 대형선박 엔진용 듀라스핀들 개발에도 성공했다"며 "이 기술은 덴마크의 MAN사만이 기본 특허 및 설비를 보유하고 있는데, 우리가 MAN사로부터 세계 최초의 생산허가 인증을 획득했다"고 말했다. 현재 금용기계의 배기밸는 전 세계 시장의 65%를 차지하고 있다.
◆섬유기계 분야도 고급화
한 기업이 '세계 일류상품'을 두 개나 가진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금용기계는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계속적으로 사업 다각화를 추진 중이다. 이 전무는 "섬유와 선박 엔진용 배기밸브는 이미 글로벌 상품이다. 이번에는 발전기 분야의 부품개발을 준비 중이다"고 말했다.
회사는 이미 풍력발전기용 부품을 개발한 것은 물론 원자력 및 항공기발전에 사용하는 부품도 연구하고 있다. 환경에너지 부품 개발에도 적극 나설 예정이다.
회사는 환편기 제품군을 다양화해 섬유기계사업부의 재도약도 도모한다. 이 전무는 "국내 환편기 제작업체는 모두 어려움을 겪었고 그때를 버티지 못해 무너진 곳이 많다"며 "지금까지 살아남은 우리는 저가 공략을 펼치는 중국산 제품을 이겨내기 위한 도전이 남아있다"고 말했다.
회사는 또 원가절감 등 경쟁력 향상을 위해 업무수행 능력향상에도 힘쓰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대학교수와 4년째 회사 전반의 업무수행 능력상향을 위해 노력 중이다. 재무 컨설팅에서부터 원가, 생산현장 등 다양한 분야에서 컨설팅을 받고 있다"며 "'자가 진단'을 통한 체질 개선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전무는 "60년을 넘어 설립 100년을 넘기는 장수기업으로 거듭나고 글로벌 리더가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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