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노래방에 도전장 낸 실속 동전노래방

입력 2014-03-14 09:27:00

전문점 인기, 대구 3년간 30여 곳 생겨

동전노래방이 젊은이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다. 13일 대구 중구 한 동전노래방에서 시민들이 노래기기에 동전을 넣고 신나게 노래를 부르고 있다. 성일권 기자 sungig@msnet.co.kr
동전노래방이 젊은이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다. 13일 대구 중구 한 동전노래방에서 시민들이 노래기기에 동전을 넣고 신나게 노래를 부르고 있다. 성일권 기자 sungig@msnet.co.kr

1990년대 오락실에서 큰 인기를 누렸던 동전노래방이 전문점으로 화려하게 부활하고 있다.

깔끔한 실내장식에다 싼 가격으로 노래만 부를 수 있는 전문점으로 재탄생해 기존 노래방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대구에는 최근 2, 3년 사이 이런 동전노래방이 40여 곳 생겼다.

노래방이 등장한 건 1990년대 초반이다. 당시에는 노래기기에다 500원짜리 동전을 넣으면 노래를 부를 수 있어 인기를 끌었다. 대학가까지 퍼지면서, 오락실 등에서 '캡슐형' 동전노래방이 등장하기도 했다.

하지만 노래방 수가 늘어나면서 경쟁이 치열해졌고 술을 팔거나 도우미를 고용하는 등 노래방은 변질해 갔고 요금도 비싸졌다.

동전노래방은 이런 거품을 걷어내고 이름에 맞는 기능만으로 승부를 걸고 있다. 2, 3명이 들어갈 정도로 방 크기를 줄였고, 시간제가 아닌 손님이 원하는 만큼 노래를 부를 수 있도록 동전 투입방식을 도입했다.

청소년과 싱글족, 실속파 대학생들에게 인기가 있자 최근에는 20~30개의 방을 둔 규모로 대형화하는 곳도 생겨났다. 몇몇 업체들은 체인점을 내면서 빠르게 그 수를 늘리고 있다.

동전노래방에서는 500원짜리 동전 2개만 있으면 4곡을 부를 수 있다. 시간 구애도 받지 않고 음주, 흡연, 노래방 도우미 등이 없다. 싸고 편리성을 갖춰 여성을 비롯해 젊은 층의 이용이 많다. 친구, 연인, 가족 등 이용 형태도 다양하고 혼자 노래를 부르는 사람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대학생 김현주(23'여) 씨는 "강의가 없는 시간에는 종종 혼자 노래를 부르러 동전노래방을 찾는다"며 "모임에서 부를 노래를 미리 연습해 보고 싶은데 혼자 오는 사람들이 많아 민망하지 않고 일반 노래방처럼 마이크 싸움을 하지 않아서 좋다"고 했다.

찾는 손님들이 늘면서 대학가와 번화가 외에도 주택가에도 동전노래방이 들어서고 있다. 최근엔 경산, 포항 등 경북지역으로까지 퍼지고 있다. 통통 동전노래연습장 최영근 대표는 "일반 노래연습장들의 폐업이 이어지는 분위기 속에서 동전노래방은 편리성과 전문화를 내세워 인기를 끌고 있다"며 "1천원에 건전한 놀이문화를 즐길 수 있다는 점이 동전노래방의 가장 큰 매력"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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