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담학 박사 김미애 교수의 부부·가족 상담 이야기] 헌신할수록 사랑해주지 않는 남자

입력 2014-03-13 14:04:35

저는 결혼을 앞둔 예비신부입니다. 마음에 꼭 드는 사람과 교제하면서 사랑과 기쁨이 충만해져 헌신적인 여자로 지내왔지요. 아침저녁으로 사랑의 문자를 발송해주고 반찬도 정성껏 나르고 빨랫거리까지 깔끔하게 챙겨 주었지요. 또 아프다 하면 만사 제치고 달려가 약이며 간호를 죄다 맡았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제가 헌신적일수록 그토록 다정하던 예비신랑은 갈수록 제게 무관심하고 말도 함부로 하고 무시하는 거친 행동까지 보이고 있어 당황스럽습니다. 사랑받는다는 느낌에서 미움과 무시를 받는 것 같아 이 결혼을 다시 생각해보자고 항의를 하면 신랑은 태도를 바꾸어 저를 여전히 사랑한다고 고백하며 결혼을 밀어붙이고 있습니다. 그런데 제 맘은 결혼에 대한 의욕이 없어지고 결혼 후 사랑받지 못하고 살지나 않을지 망설여집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귀하는 결혼 후의 행복을 꿈꾸며 장차 신랑이 될 분에게 아주 깊은 사랑의 마음을 가지고 귀하만의 방식으로 사랑을 표현해 오신 것 같습니다. 그러나 귀하의 헌신 주도형 사랑의 결과는 신랑 될 사람과의 안정적인 관계를 만들어 내기보다는 존중받지 못한 불안한 관계를 만들어 마음속의 갈등이 깊어 보입니다.

귀하가 원하는 사랑은 사랑을 쏟을수록 상대도 귀하만을 여일하게 사랑해 주는 데서 얻는 행복감일 것 같습니다. 그런 사랑을 유지하려면 자기만을 해바라기처럼 바라보고 모든 것을 올인하는 여자를 둔 남성의 심리를 알아야 합니다.

이런 남성들의 마음은 우선 자기에게 무한한 관심과 사랑을 공급하는 여성을 둔 것을 행복해 합니다. 그리고 두 사람 관계에서 점차 '이 사람이 나의 사람이 될 것인가' 하는 불안을 감소시키게 되고 동시에 상대에 대한 믿음을 '자기의 자신감'으로 변화시키게 되지요. 그 결과 두 사람과의 관계유지를 위한 한쪽의 노력이 소실되어 가기도 합니다. 그 속에는 자칫하면 이성 간 매력과 호감으로 사랑을 얻기 위한 두 사람만의 '긴장감'이 없어져 오히려 여성 쪽에서는 불안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이때 애정을 유지하는 남녀관계에서 필수품은 바로 '적당히 상대의 마음을 밀고 당기는 심리의 기술'입니다. 왜냐하면 결혼 전엔 다양한 사람을 만날 수 있고 그 속에서 최선의 사람을 선택할 수 있는 환경이므로 결혼을 선약했다 해서 너무 일찍 가족처럼 헌신해서 식상한 모습을 주는 것은 현명한 처사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여성이 남성을 사랑한다 해서 너무 앞서서 사랑을 리드하거나 전력을 다해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면 남성은 점차 쏟아지는 사랑에 대해 '무감각'해 질 수 있고 지루하게까지 느껴 자신의 역할에 대해 안일한 태도를 보일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상대를 사랑하지 않는다기보다는 그들만의 안정된 사랑의 표현일 수도 있답니다.

두 사람의 사랑을 탄탄하게 유지하려면 그가 당신을 보호하게 하고 그가 당신을 위해 애정을 전하고 싶은 여지를 만들어 보세요. 가족도 되기 전에 너무 많은 사랑을 주어 상대로 하여금 사랑의 포식을 하게 하여 그 사랑이 식상해지고 질리게 하지 않는 게 중요합니다. 그가 내게도 할 수 있는 사랑의 역할을 남겨 두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때로는 조금씩, 꼭 필요한 사랑의 밑반찬을 남겨 두는 것처럼 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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