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의 영혼 '쇼나'…16일까지 대백프라자갤러리 쇼나 조각전

입력 2014-03-07 07:10:39

짐바브웨 대표적인 부족 이름 밑그림 없이 척척 천부적 재능

과감한 생략과 과장, 적절한 비유와 감춤으로 신비감과 생동감을 자아내는 아프리카 쇼나 조각 특별전이 이달 16일까지 대백프라자갤러리에서 열린다.

'쇼나'(SHONA)는 짐바브웨 인구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부족 이름으로 조각에 대한 천부적인 재능과 잠재력을 지니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쇼나 조각의 전통은 기원전 8세기경으로 거슬러 올라가며 11~15세기 남아프리카를 지배했던 쇼나왕국의 거석문명 유적지인 그레이트 짐바브웨(Great Zimbabwe'돌로 지은 집)에서 그 실체를 확인할 수 있다. 짐바브웨의 독특한 석조문명은 20세기에 이르러 새로운 전기를 맞게 된다. 1950년 프랭크 맥퀸 짐바브웨 국립미술관 초대관장이 쇼나 부족의 천부적인 재능을 발견한 뒤 작가들을 모아 작업을 지원하면서 현대적 개념의 조각예술로 거듭나게 됐다.

쇼나 조각가들은 다양한 돌의 질감과 색감을 적절히 활용해 과감한 변형과 생략으로 특유의 에너지를 형상화하고 있다. 쇼나 조각가들은 작업할 때 스케치를 하거나 밑그림을 그리지 않는다. 대신 정과 망치, 샌드페이퍼만을 이용해 돌과 자연에 깃들어 있는 형태를 자연스럽게 끌어내고 있다. 이에 따라 작품들은 메시지를 유연하게 전달하며 구상과 추상의 구분으로부터 자유로운 형태를 띤다. 또 전통과 현대의 적절한 조화로 현대 조각의 한 흐름으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인간과 자연의 조화, 인간과 인간의 조화, 전통과 현대의 조화를 통해 '상생'이라는 주제를 도출하고 있어 제3세계 미술의 선두주자로 각광받고 있다.

세계적인 표현 양식으로 주목받고 있는 쇼나 조각은 피카소, 마티스 등 현대 미술 대가들의 작품세계에 큰 영향을 끼친 것으로도 알려져 있으며 미국, 유럽 등 세계 각국에서 '쇼나 조각파'라는 조각가군이 생성될 만큼 현대 미술계에서 각광받고 있다. 쇼나 조각은 현대 미술의 성전으로 불리는 뉴욕의 현대미술관을 비롯해 파리의 현대미술관, 로댕미술관 등 세계적인 주요 미술관과 갤러리에 전시돼 명망 있는 미술 저널이나 비평가들의 호평을 받았다. 영국의 선데이 텔레그래프지는 "세계를 이끄는 10명의 조각가를 꼽는다면 최소한 5명은 쇼나 조각가일 것"이라고 극찬한 바 있다.

'존재의 어울림'이라는 주제 아래 진행되는 이번 전시에서는 독자적인 석조 문명을 이룬 쇼나왕국시대부터 식민지시대를 거쳐 지금의 독립국가에 이르기까지 짐바브웨인들의 정서가 고스란히 담긴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산업화로 자연주의적 정서가 퇴색하고 있는 요즘, 순수 감정으로 쪼아 만든 쇼나 조각은 관람객들에게 신비감과 깊은 정감을 주는 동시에 삶의 의미를 되돌아보게 하는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053)420-8013.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