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호동락] 스페셜티 다이빙

입력 2014-02-20 14:19:11

동굴'난파선 탐사, 물속 세상 색다른 경험

물이라는 물질은 매우 신비로운 점이 많다. 특이한 점은 4℃에서 비중이 제일 높다는 점이다. 그게 뭐 그리 대단하냐고 반문할지 모르지만 그러한 특성이 자연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은 실로 어마어마하다. 일반적으로 물질이 고체 상태에서 온도가 높아지면 액상이 되고 기화가 되면서 점점 비중이 낮아진다. 무게가 가벼워지는 것이다. 그러나 물은 액체 상태가 되면 0도에서 비중이 가장 높은 게 아니고 4도에서 가장 높다는 것이다. 이러한 물의 특성 때문에 강이나 호수가 얼었을 때 얼음 밑의 수온은 1도, 그 밑은 2도, 그 밑은 3도, 그 밑은 가장 비중이 높은 4도의 물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4도의 비밀이 없다면 호수나 강이 얼었을 때 수면 아래는 얼음만 존재할 것이다.

그 이유에 대해 필자는 잘 모른다. 다만 대자연의 신비에 경의를 표할 뿐이다. 영하의 날씨 속에 얼음이 10㎝ 이상 얼었을 때 위험하지만 얼음 물질을 즐길 수 있다. 이때 얼음 입구를 찾지 못하면 죽을 수도 있기 때문에 이런 위험한 물질을 '특수 물질'이라고 한다. 안전줄을 연결해야 하고 얼음 위에 표시를 해서 출구를 잘 찾을 수 있게 하는 등 전문가 입회하에 행해져야 한다.

얼음 밑의 물속은 또 다른 새로운 세상이 펼쳐진다. 물속에서 거꾸로 서서 얼음을 딛고 걸어갈 수도 있다. 이런 특수 물질을 '스페셜티 다이빙'이라고 한다. 스페셜티 다이빙에는 난파선, 동굴, 수중방향 찾기, 흐린 물, 야간, 구조, 표류 물질 등 다양한 분야가 있다. 난파선이나 동굴 물질은 위험도가 높은 물질이다. 입구를 찾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말레이시아 시파단에는 유명한 거북이 동굴이 있다. 복잡한 미로로 이뤄진 석회암 동굴로 거북이도 거기에 들어가면 칠흑 같은 어둠 때문에 입구를 찾지 못해 죽는다. 돌고래, 상어들의 유해도 발견된다. 하물며 사람이야 말할 것도 없다. 입구는 넓지만 동굴 안에 들어가면 나오는 길을 찾지 못해 결국 죽게 되는 것이다. 거북이 동굴 입구에는 해골 그림이 그려진 경고문이 나온다. 여길 들어가려면 숙련된 가이드를 대동, 안전줄을 설치하고 수중라이트를 갖추는 것은 기본이다. 이와 함께 바닥의 부유물을 일으키지 않을 정도의 물질 실력 또한 기본으로 필요하다.

난파선 물질도 비슷하다. 부서진 난파선 입구를 찾지 못하면 위험한 상황에 빠질 수 있다. 부유물을 일으켜도 안 되고 침몰선이다 보니 철판이 찢어진 날카로운 부분도 있고, 폐그물 또한 많이 있다. 따라서 난파선은 관광할 수 있게 이런 위험요소가 제거되어 있는 것이 많고 가이드를 대동하면 큰 문제는 없다. 난파선 안에 들어가면 큰 물고기를 만나기도 하고, 2차대전 당시 침몰한 일본의 전함 같은 경우 대포나 철모 등 군수품을 볼 수도 있다. 전쟁 격전지에서는 전투기가 물속에 가라앉아 있기도 하다.

기압이 낮거나 높은 곳에서 하는 특수 물질을 고도 물질이라고 한다. 백두산 천지 같은 곳에서 스쿠버다이빙을 하면 낮은 기압 때문에 감압병의 위험이 커진다. 해발 300m 이상의 고도에서 물질할 경우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물질을 배우면 야간 물질의 매력에 흠뻑 빠지게 된다. 물속만 해도 경이로운데 야간에 깜깜함까지 더해지면 그 고독과 적막감은 배가 된다. 수중 전등을 켜고 밤의 물속 정취를 느끼면 세상은 완전히 다른 것이 된다. 낮에 볼 수 없었던 야행성 생물이 돌아다니고 전복과 문어, 낙지, 붕장어, 쥐치 등은 수초에 붙어 잠을 자고 있다. 수중 전등을 끄고 팔을 젓거나 오리발을 저으면 물속 야광충들이 인광을 내며 빛을 발한다. 보름달이라도 휘영청 밝은 밤이면 이태백도 부럽지 않을 정취 속으로 녹아 들어간다. 이러한 특수 물질은 철저한 교육과 안전수칙으로 무장되었을 때라야만 안전을 보장받을 수 있다.

고경영(보온씨테크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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