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릉군 "공무원 유출 막으려 특채" 해명했지만…

입력 2014-02-14 10:38:43

전출 인원 절반이 특채 출신

최근 논란을 빚은 울릉군의 신규 공무원 행정직 대규모 특채 계획(2월 5일 자 6면 보도)과 관련, 울릉군이 인력 유출을 막기 위한 자구책이라고 해명했지만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울릉군이 올해 공개경쟁 임용시험을 통해 선발하겠다고 발표한 인원은 27명. 그러나 울릉군은 특별채용에 해당하는 '경력경쟁 임용시험'을 통해 15명 이상 추가로 뽑을 계획이다.

논란이 된 부분은 일반행정직이다. 울릉군은 올해 일반행정직 모집을 위해 공개경쟁시험으로 3명(일반 2, 장애인 1), 경력경쟁시험으로 10여 명을 뽑을 예정이다.

일반행정직은 통상 공개경쟁시험으로 선발한다. 지난해 대구'부산 등이 북한이탈주민을 경력경쟁시험으로 선발한 것을 제외하면 16개 시'도 중 일반행정직을 경력경쟁시험으로 선발한 곳은 없다. 울릉군도 올해가 처음이다. 울릉군이 대규모 경력경쟁시험을 치렀던 2007년에도 대상은 간호'사회복지'전산 등 전문 분야였을 뿐 일반행정직은 공개경쟁시험으로만 선발했다.

군은 올해 경력경쟁시험을 통해 본인이나 직계존속이 울릉군에 5년 이상 살았거나 살고 있는 사람을 대상으로 신규 공무원을 선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시험과목은 한국사'행정학개론 등 2개 과목뿐이다. 상당수 수험생이 부담감을 느끼는 영어'수학 등을 치르지 않아도 된다. 이처럼 공개경쟁시험과 다른 응시 요건은 수험생 입장에선 당락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다.

이에 대해 울릉군은 "공개 채용한 인력들이 전출 제한 연한만 지나면 다른 지역으로 떠나는 것을 막기 위한 자구책"이라고 해명했다. 황성웅 울릉군 총무과장은 "육지에서 건너온 수험생들 탓에 울릉군 출신들이 손해를 본다. 이들 대부분은 일정 기간만 채우고 결국 울릉도를 떠나기 때문에 이곳에 애착이 큰 지역 출신자를 뽑아 젊은 공무원의 유출을 막으려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실상은 다르다. 지난해 경북도 공개경쟁시험에서 울릉군 일반행정직에 지원해 합격한 7명 중 5명이 울릉군 출신이었다. 행정직을 대거 선발했던 2007년엔 합격자 17명 중 14명이 울릉 출신이었다.

전출 현황도 다를 바 없다. 올해 1월부터 2월 10일까지 전출 간 공무원 13명 중 울릉 출신은 모두 8명에 이른다. 이들 가운데 6명이 연고지를 울릉으로 제한한 경력경쟁시험 출신이었다. 2012년 전출자 15명 중 경력경쟁시험 출신은 절반에 가까운 7명이었다.

게다가 2007년 경력경쟁시험에 합격해 2008년 임용된 13명은 전출 제한 연한이 경과한 지 11~13개월밖에 안 되지만 벌써 5명이 전출 갔다. 이들 가운데 3명은 전'현직 공무원 자녀, 군의원 자녀였다.

안전행정부 지방공무원과 김윤일 사무관은 "제도상 분명 필요하지만 무분별한 경력경쟁 임용시험은 문제의 소지가 있다. 세부적 보완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울릉'김도훈기자 hoo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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