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개 학제 병행 어렵다" 지역大 의대 복귀

입력 2014-01-14 10:22:01

대구경북 지역에서 의학전문대학원(이하 의전원) 체제를 유지하는 학교는 단 한 곳도 없다. 대구가톨릭대와 계명대는 처음부터 의과대학 체제를 유지했고, 의대와 의전원을 병행했던 영남대는 의대로 통합하기로 했다. 의대를 폐지하고 의전원과 치의학전문대학원만 운영했던 경북대도 2015학년도부터 의과대학 의예과 77명, 치과대학 치의예과 신입생 42명을 모집한다.

의대와 의전원을 병행했던 영남대가 의대로 복귀하기로 한 데는 크게 두 가지 이유가 작용했다. 먼저 한 대학에서 두 가지 학제를 동시에 병행하는 것이 쉽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학교 측은 설명했다. 영남대 이영환 의학전문대학원장 겸 의과대학장은 "의대와 의전원은 교수도 같고, 교육 과정이 거의 유사하다. 의전원은 학생들이 선택해서 들을 수 있는 수업 과정을 만들고, 비싼 등록금을 감안해 장학금 혜택을 더 주는 식으로 차별화를 줬다"며 "하지만 한 대학에서 두 개 학제를 동시에 병행하는 것이 어려워 의대 통합으로 방향을 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두 번째 요인은 현 우리나라 교육 체제 아래 의전원이 뿌리내리기 힘들다는 것. 이 원장은 "의전원이 학부 졸업 후 다양한 학문적 배경을 가진 학생들이 와서 의학 교육을 받는 것은 장점이고 가장 이상적인 방향이다. 하지만 우리나라 중'고등 교육 과정이 성적과 좋은 대학 가기에 초점이 맞춰진 상황에서 의전원을 운영하면 이공계 붕괴 현상 같은 단점이 더 크게 드러난다"고 덧붙였다.

경북대는 일찌감치 의전원을 폐지하고 의과대로 복귀할 계획을 세웠다. 2010년 경북대 의전원은 '의전원 유지'와 '의대 복귀'를 두고 투표를 실시했으며. 투표에 참가한 교수 148명 중 75%인 111명이 의대 복귀 쪽으로 표를 던졌다. 서강석 경북대 의학전문대학원 학생 부원장은 "의대는 젊고, 역량을 한곳으로 모을 수 있는 학생들을 가르칠 수 있는 장점이 있다"며 "의전원 체제에서는 4년제 학부를 마친 남학생들이 3년간 군복무 뒤 전문의를 따면 거의 40세가 다 된다. 의전원 도입 취지가 다양한 학문적 배경을 바탕으로 기초 의학을 연구하는 인재를 키우는 것인데 의전원을 졸업한 대부분의 학생들이 환자를 진료하는 임상의사를 선호하는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기획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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