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전자산업 아시아 허브 '영천'] ②보잉 항공전자 MRO센터 건립

입력 2014-01-10 07:47:47

긴급! F-15K 이상징후 "영천으로 날개 돌려라"

보잉은 2012년 9월 경상북도'영천시'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청과 항공전자 유지'보수'정비(MRO)센터 설립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뒤 순조롭게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경북도와 영천시도 보잉의 사업 지원에 발 빠르게 나서 항공전자 MRO센터 부지를 매입한 뒤 항공전자 시험평가기반 구축 등 항공전자산업 부품단지 조성에 나섰다. 보잉은 최근 F-15SE(사일런트이글)의 차기전투기 사업 탈락에도 불구하고 항공전자 MRO센터 건립을 당초 계획대로 추진한다고 밝혔다.

◆올해 말 상업가동 시작

영천시 녹전동에 위치한 보잉 항공전자 MRO센터 입주예정 부지에는 매장문화재 발굴작업이 마무리됐다.

MRO는 Maintenance(유지), Repair(수리), Overhaul(분해 점검 정비)을 뜻한다. 보잉 항공전자 MRO센터를 줄여서 'BAMRO'(뱀로)라고 부르기도 한다. BA는 Boeing(보잉) Avionics(항공전자)의 약자다.

항공전자(avionics)는 항공(aviation)과 전자(electronics)의 조합어다. 항공전자 시스템은 항공기 조종사가 안전하고 편리하게 주어진 임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하도록 지원한다.

영천시 녹전동 경북차량용임베디드기술연구원 인근 4만7천여 ㎡에는 보잉 항공전자 MRO센터와 국가지원사업인 항공전자시험평가센터, 메디컬몰드(의료기기 금형) 종합기술지원센터 등이 함께 조성된다.

보잉 항공전자 MRO센터는 부지 1만4천52㎡에 건축 규모 4천278㎡로 건립된다. 경상북도문화재연구원은 보잉의 MRO센터 착공일정을 맞추기 위해 주말과 공휴일에도 매장문화재 발굴작업을 계속해 1차 발굴을 완료했다. 1차 발굴지에서는 조선시대 우물, 아궁이, 집터 등이 주로 발견됐다. 김수남 경상북도문화재연구원 조사단장은 "보잉 항공전자 MRO센터가 들어설 1차 발굴지에서는 조선시대 생활 관련 유구가 나와 보존할 곳은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경상북도문화재연구원은 항공전자시험평가센터와 메디컬몰드 종합기술지원센터의 부지를 2차로 발굴할 예정이다.

보잉은 올해 상반기에 항공전자 MRO센터 건축에 착공해 10월쯤 완공한 뒤 상업가동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와 관련 보잉과 경북도, 영천시는 지난해 10월 14일 영천시 녹전동 경북차량용임베디드기술연구원에서 조셉 송 보잉 한국방위사업 부문 대표와 김관용 경북도지사, 김영석 영천시장, 최병록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청장 등이 참가한 가운데 항공전자 MRO센터 기공식을 개최했다.

보잉은 2013년부터 2017년까지 5년간 단계적으로 영천에 항공전자 MRO센터를 건립할 계획이다. 초기 2천만달러를 시작으로 최대 1억달러까지 투자할 계획이다. 보잉은 지난해 5월 박근혜 대통령의 미국 방문 당시 최대 1억달러까지 단계적인 투자계획을 밝히고 투자의향서에 서명했다.

보잉은 항공전자 MRO센터 투자와 관련 고도기술수반사업계획서를 기획재정부에 제출할 예정인데, 고도기술수반사업으로 인정되면 세제지원 등을 받을 수 있다.

◆'다기종 항공전자 시험 시스템' 갖춰

보잉은 항공전자 MRO센터에서 우선 F-15K 슬램이글의 유지'보수'정비를 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한국 공군이 운용하는 F-15K 슬램이글의 항공전자 부문 '현장라인 교환가능 부품'(LRU: Line Replaceable Unit) 및 '정비숍 교환가능 부품'(SRU: Shop Replaceable Unit)의 서비스를 지원하는 시설과 장비를 구축할 계획이다. F-15K 슬램이글의 항공전자 부문 LRU 및 SRU 서비스는 단계별로 확대된다.

이후 공중조기경보통제기(AEW&C)의 '현장라인 교환가능 부품'(LRU) 서비스로 확대되고, 아파치 헬기, 치누크 헬기 등 국내 다른 항공기의 항공전자 부품으로 수리 능력이 확장된다.

보잉은 장기적으로 타사 항공기의 항공전자 부품에 대한 MRO 서비스로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영천의 항공전자 MRO센터에는 핵심 시험장비로 보잉의 '다기종 항공전자 시험 시스템'(BMATS: Boeing Multi-platform Avionics Test System)이 구축된다. 보잉의 '다기종 항공전자 시험 시스템'은 항공전자 부품 시험에 특화된 소프트웨어를 이용하는 최첨단 자동 시험장비다. '다기종 항공전자 시험 시스템'에는 항공전자부품에 대한 완전한 진단 시험 시스템 및 최신식 항공기 관리 기술이 도입될 것으로 알려졌다. 항공기의 결함정보 및 진단 자료가 신속히 지상의 항공전자 MRO센터로 전달되는 시스템이다.

'다기종 항공전자 시험 시스템'의 소프트웨어를 교체할 경우 여러 종류의 항공기 항공전자부품을 시험할 수 있다. 항공전자 시험 프로그램을 바꿀 수 있어 보잉 외 다른 항공사의 항공전자 부품에 대한 시험 및 MRO 서비스도 할 수 있다.

◆항공전자 MRO산업 아시아 허브 구축

영천에 들어설 보잉 항공전자 MRO센터는 F-15K를 운용하는 대구 K2 공군기지와 공중조기경보통제기를 운용하는 김해 공군기지와 가까워 항공기의 항공전자 부품을 신속히 수리할 수 있다.

지금까지 항공전자 부품의 경우 미국에 보내 수리했다. 항공전자 부품을 해외에서 수리할 경우 시험과정에서 문제점을 파악하기 어렵고 시간도 최대 수개월이나 걸린다. 항공전자 부품의 수송 과정에서 분실 및 파손 가능성도 있다.

F-15K 슬램이글 및 공중조기경보통제기의 항공전자 부품을 영천의 보잉 항공전자 MRO센터에서 시험하고 수리할 경우 정비기간을 수개월에서 1주일로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정비기간이 단축되면 항공기의 가동률을 훨씬 더 높일 수 있게 된다. 항공기 항공전자 예비부품의 재고 수준을 최적화할 수 있다. 국내에서 항공전자 부품의 단종에 대비하거나 관리할 수 있다.

보잉은 항공전자 MRO센터가 항공기의 성능 최적화를 통해 성과기반 군수지원(PBL: Performance Based Logistics) 계약의 효율성을 높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성과기반 군수지원 계약은 전투기의 가동률 등 성과지표 달성 여부에 따라 성과금과 벌금을 부여하는 계약방식이다.

방위사업청은 2012년 2월 공군 주력 F-15K 항공기의 안정적인 군수지원을 위해 보잉사와 성과기반 군수지원 계약을 체결했다. F-15K 성과기반 군수지원 계약의 경우 비행 불가능상태(NMCS: Not Mission Capability for Supply=수리부속 보급 지연으로 인한 비행 불가능상태) 7%를 기준으로 기준계약금액의 +1%에서 -4%까지 성과금과 벌금을 부과하게 된다.

방위사업청 및 공군은 2012년 3월부터 2017년 2월까지 5년간 948종의 핵심부품 조달 및 정비를 위해 3천250억원에 계약을 체결해 F-15K 항공기의 대당 유지비 절감 및 가동률 향상을 기대하고 있다.

보잉은 장기적으로 민항기의 항공전자 부품 시험 및 수리 능력도 갖출 예정이다. 국내 항공기의 항공전자 부품 유지'보수'정비 능력을 기반으로 일본, 대만, 싱가포르, 중국, 태국 등 해외로 시장을 넓혀 항공전자 MRO산업의 아시아 허브를 구축할 계획이다.

조셉 송 보잉 한국방위사업 부문 대표는 "영천시 녹전동에 들어설 보잉 항공전자 MRO센터는 아시아태평양지역에서 유일해 항공전자 부품 유지'보수'정비 산업의 허브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영천'민병곤기자 minbg@msnet.co.kr

장성현기자 jacksou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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