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칼럼] 난국타개를 위한 솔선수범

입력 2014-01-08 07:31:58

갑오년 새해가 밝았다. 앞으로 전개될 만만치 않은 도전에 대한 진지한 대응책을 구체화할 때이다. 무엇보다도 세계적으로 올해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양적 완화축소가 본격화되는 해이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비전통적 통화정책'이라고 불리는 이례적인 정책개입 덕분에 과거 대공황과 같은 극단적인 상황은 피했지만 그 후유증도 만만치 않다. 그동안 위험의 차별화를 통해 자원의 효율적 배분을 주도하는 금융이 스스로 붕괴를 막기 위해 초저금리하의 막대한 유동성 공급에 매달렸다. 그 결과 주식시장의 회복세와는 대조적으로 실물경제의 회복은 더디다. 더욱이 미국과 일본이 경기회복의 기반을 구축하는 반대급부로 신흥경제로의 캐리트레이드나 자본 유출입관련 불안요인이 확대됨에 따라 이웃 국가들의 부담은 크게 늘어났다. 실제 지난해 여름 연준 벤 버냉키 의장의 양적 완화축소에 대한 언급만으로 인도 등 경상수지 적자국들의 충격은 위기에 버금갈 정도로 크게 부각되었다. 자체적인 금융시스템이 외부충격에 취약한 신흥국들은 미국의 양적 완화축소와 아베노믹스의 움직임에 민감하게 흔들릴 수밖에 없다. 이미 상당한 조정을 끝낸 미국이나 일본의 제한적 반등을 제외하면 올해 들어 성장을 주도할 만한 성장엔진을 찾기도 어렵다.

따라서 우리 경제가 올해 이후에 예상되는 도전을 극복하고 동반상승의 기반을 모색하려면 안정위주의 수비전략과 함께 적극적 투자 전략도 병행해야 한다. 우선 수비차원에서 현재의 저금리 기조가 흔들리지 않도록 통화당국들은 최선의 노력을 경주해야 한다. 특히 미국발 유동성 축소위험과 더불어 엔저 충격 등에 직접적으로 노출되어 있는 우리 경제는 취약부문에 대한 타격을 줄이고 회복세가 정착될 수 있도록 사전대비를 강화해야 한다. 금리와 환율의 변동성이 높아질 수 있다는 점은 제반 자산가격의 불안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특히 가계나 공공부채의 규모가 크고 부동산 담보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 금융권의 특성상 불안한 외부여건은 자금흐름의 경색요인으로 작용하기 쉽다.

선제 부실관리를 통해 비 올 때 우산을 걷지 않도록 금융권이 자발적으로 충격흡수 능력을 확보해야 한다. 보다 중요한 것은 지역경제의 역동성과 자생력을 회복시키는 일이다. 정부지원에 의존하여 지탱되는 역량을 강력한 성장주도 동력으로 변환시키려면 몇 가지의 요소가 충족되어야 한다.

첫째, 향후 경기회복의 주동력은 지역밀착형 부존자원을 최대한 발굴하고 활용할 수 있는 민간과 지역밀착형 중소기업 위주로 이루어져야 한다. 경쟁력 있는 생산요소의 확보와 활용에서 민간 스스로 주도적 역할을 통해 강력한 추진력을 확보해야 한다. 민간주도의 가능성은 지속가능 성장의 핵심요소이다.

둘째, 통합된 환경에서 지역경제의 성패 역시 글로벌 시장과의 교감능력이므로 일시적인 정치적 해법 대신 세계를 겨냥한 자체역량 구축에 주력해야 한다. 전통적인 산업이라도 글로벌 환경에 적합한 형태로 재탄생시킬 수 있는 전략적 차원의 발상 전환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지역경제의 지배구조는 보다 글로벌화 되어야 한다.

셋째, 그동안 우리의 성공신화를 일궈온 대구경북 지역은 창조경제가 지향하는 융합방식의 신성장 동력발굴을 주도하려는 자발적 변신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규모나 지리적 위치보다 자체적 경쟁요소가 점차 중요해지는 환경에서 자생적 부존자원에 의존한 지역경제의 핵심역량은 세상의 변화와 궤를 같이해야 한다. 지역경제일수록 개방과 다양성은 변화의 핵심이다.

특히 대구경북 지역은 미래변화의 방향을 읽고 전략산업의 핵심역량을 구축하는 데 솔선수범의 역할을 담당해야 한다. 신용보증기금 등 주요 금융기관의 유치를 토대로 고령화 도전을 극복하는 데 금융기반을 구축함으로써 다양한 투자에 필요한 위험자본을 유치하고, 로봇'바이오 등 신성장 동력을 키우는 데 최선의 노력을 경주해야 한다. 주변 교육과 산업기반의 연계협동 프로그램을 통해 이스라엘식의 벤처기반 조성에도 적극적 자세를 보여야 한다. 전통문화 클러스터를 육성하여 산업다변화를 이루면서 아시아의 중심도시로 도약해야 한다. 우리나라 고도성장 기간 중에 필수적인 성장추진력을 제공했던 대구경북 경제가 다시금 글로벌 위기 극복의 진정한 쇼케이스로 부각되기를 기대해본다.

최공필/금융연구원 상임자문위원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