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명 전원 CEO 명함…"한국의 애플로 커갈 것"

입력 2013-12-24 07:57:53

'스마트벤처창업학교' 첫 졸업생 배출

개교한 지 4개월째를 맞은 스마트벤처창업학교 외관. 우태욱기자 woo@msnet.co.kr
개교한 지 4개월째를 맞은 스마트벤처창업학교 외관. 우태욱기자 woo@msnet.co.kr

지난 8월 문을 연 '스마트벤처창업학교'(대구 동구 신천3동)가 4개월 만에 결실을 내고 있다. 최근 스마트벤처창업학교에 참가한 44개 창업팀 전원이 사업자 등록을 하고 사업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또한 이 과정에서 100여 명의 신규 인력도 채용했다. 중소기업청이 창업 수요가 큰 IT 분야에 특화된 맞춤형 창업 지원을 위해 개교한 스마트벤처창업학교에는 한국의 애플과 구글 등을 꿈꾸는 젊은이들로 가득하다. 비수도권으로는 유일하게 대구에 있는 스마트벤처창업학교는 침체돼 있는 동대구 벤처 밸리의 새로운 활력소로 성장하고 있다.

◆참신한 아이템으로 무장

현재 창업학교가 지원해 사업화를 진행하고 있는 팀은 모두 44개 팀이다. 이들 팀은 저마다 기발한 아이디어로 무장하고 있다.

포털서비스업체 '하이픈'은 150만 명에 이르는 주한 외국인들이 한국에서 생활하면서 필요한 여러 가지 유용한 정보를 제공하는 인터넷 사이트를 최근 개발해 국내 유수 대기업과 홍보 계약 체결에 성공했다. 각종 할인, 통역, 검색, 상담 서비스를 웹과 앱으로 제공하고 외국인을 위한 소셜커머스 시장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대상이 주한 외국인이라는 특화된 아이템으로 창업 성공 케이스로 꼽히고 있다.

금융권에서 일하다 재창업한 팀도 있다. '스팬딩웨어'라는 팀은 소비생활과 관련한 종합서비스를 제공하는 앱을 조만간 개발할 예정이다. 이 앱은 신용카드 정보나 신용도 정보 등을 앱을 통해 개인이 관리할 수 있는 특징을 갖고 있다. 이 업체의 윤석훈 대표는 이달 초 서울에서 열린 '2013 대한민국벤처창업박람회' 때 재기 창업자로 소개되기도 했다.

온라인 게임을 할 때 비매너 사용자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는 경우가 많다. 이에 착안해 비매너 사용자를 자료화해서 이를 검색하는 사이트를 개발한 업체도 있다. 이 사이트는 조회 수가 월 60만 번에 이를 정도로 인기를 누리고 있다.

이 밖에 중고자동차 부품 거래 앱, 스마트 줄넘기 기반 개입 맞춤형 건강관리 서비스 등 20, 30대 젊은이들로 구성된 팀들이 다양한 아이템을 개발하고 있다.

◆사업화까지 체계적인 지원

창업학교는 중소기업청에서 수도권 1곳, 비수도권에서는 유일하게 대구에 개교했다. 창업학교는 사업계획, 창업교육, 개발, 사업화, 후속지원 등 총 5단계의 원스톱 교육'지원 과정을 거친다. 처음 55개 팀을 선정해 3주간 사업계획 멘토링을 한 후 평가를 거쳐 45개 팀으로 추려냈고 경영 실무 교육과 개발 멘토링 등을 거쳐 현재 44개 팀이 남아있다.

학교는 4단계인 사업화 평가를 통해 최종 40개 팀을 뽑아 지원한다. 개별 기업당 최대 1억원까지 지원할 수 있다.

또한 창업학교는 다른 지역에서 온 창업자를 위해 기숙사도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실제로 제주, 부산, 대전 등에서 온 지원자 19명이 현재 창업학교에서 숙식 중이다. 이를 통해 팀들은 자유롭게 사업 구상을 하고 있다.

◆동대구 벤처 밸리 활력 기대

창업학교는 침체돼 있는 동대구 벤처 밸리 활성화에 큰 몫을 차지할 것으로 기대된다. 창업학교에서 창업한 팀들이 앞으로 기업으로 성장하면 이를 흡수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 것. 김현덕 스마트벤처창업학교장(경북대 전자공학부 교수)은 "동대구 벤처 밸리가 교통이나 입지 여건이 좋아 창업학교 팀 가운데 이 부근에 입주할 수 있는지 묻는 팀들이 많다"며 "이번 창업학교를 통해 배출된 팀들이 기업으로서 벤처 밸리에 머무르면 벤처 밸리가 재도약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벤처학교가 한시적으로 운영되는 것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현재 창업학교의 정부 지원은 내년 말까지로 계획돼 있어 큰 변수가 없으면 내년 말에 지원이 없어진다. 또한 한 기수 지원이 28주에 그치고 프로젝트가 끝난 뒤에도 우수 창업자 5개 팀 정도만 연계지원하는 것은 앞으로 풀어야 할 과제로 꼽힌다.

전창훈기자 apolonj@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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