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新)정동진, 블루로드에 화력발전소?"
영덕군의 20년 후 미래를 위해 마련한 장기발전종합계획과 현재 영덕군 곳곳에서 유치 경쟁을 벌이는 화력발전소 추진계획(본지 12월 10일 자 5면 등 보도)이 정면으로 충돌하고 있지만, 영덕군은 대책마련에 손을 놓고 있다.
군이 지난 9월 확정한 장기발전종합계획에 따르면 2030년대 영덕 미래모습으로 제시한 첫 번째는 대한민국의 새로운 극지점 '新정동진'이다. 군은 지난 7월 신행정수도인 세종특별자치시 국무총리공관의 정동쪽 북위 36도 30분에 위치한 축산면 축산항 주변을 복합해양문화 관광명소로 만들고자 '新정동진'으로 선포했다.
하지만 축산면 축산리 일대에 현재 대림산업이 화력발전소 입지를 제안하고 주민들과 접촉 중이다. 만약 화력발전소가 축산에 생긴다면 아름다운 축산항은 화력발전소의 유연탄 하역부두가 될 수도 있다. 또 장기종합발전계획에 따라 죽도산에서 봉수대까지 놓일 관광케이블카 아래로 화력발전소의 굴뚝 연기가 피어오를 수도 있다는 것이다.
군의 장기발전종합계획 조사에서 군민들이 영덕의 최고 관광자원으로 꼽은 것은 강구에서 출발해 축산항을 거쳐 고래불해수욕장에 이르는 50㎞의 도보여행로인 '블루로드'이다. 군은 블루로드의 경우 원전이 들어서면 기존 영덕읍 구간 2.3㎞가 단절되기 때문에 장기종합발전계획은 이를 반영해 우회하는 블루로드 대체구간을 그려 놓고 있다. 하지만 원전 예정지 인근 남쪽 오보리 일대에 화력발전소 조성이 추진되고 있기 때문에 발전소가 들어서면 블루로드는 5㎞가량 사라지고, 이 구간 동해안쪽 풍광은 크게 훼손될 수밖에 없다.
포항과 바로 인접한 영덕군 남정면 일대는 남북7축고속도로와 동해중부선철도가 지나가면서 장기발전계획에서는 향후 남정역 역세권으로 도심확장 가능성이 유력한 곳으로 꼽힌다. 포항 흥해에 생기는 KTX역사와는 영덕에서 가장 인접한 곳이다. 하지만 남정면 원척리에도 화력발전소 조성이 추진되면서 남정면의 도시권 확장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영덕군은 '신정동진' '블루로드' 주변에 화력발전소 건설이 추진되고 있는데도 별다른 대응책을 내놓지 않은 채 '주민들의 의사에 따라''''라는 원론만 되풀이하고 있어 자칫 수천만원을 들여 마련한 장기발전계획이 휴짓조각이 될 우려에 빠졌다.
영덕군 영덕읍 A(50) 씨는 "영덕군이 뚜렷한 입장을 제시하지 않고 일부 몇몇 화력발전소 유치론자들에 끌려다니는 형국이다. 원전입지와 그에 따른 재원으로 영덕을 전국적인 새로운 관광명소로 도약시키려는 꿈이 담긴 장기종합발전계획이 화력발전과 정면으로 충돌하는데도 강 건너 불 보듯 하는 군의 행태에 많은 군민들이 실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영덕'김대호기자 dhki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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