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의 세계] 식탐 많은 반려견

입력 2013-12-12 14:08:27

반려견은 종류도 많고 국가별 견종에 따라 성격이나 생김새, 크기에 많은 차이가 있다. 유럽쪽 원산지인 어떤 견종은 성격이 급하고, 애교는 많지만 이기적이다. 지능이 높아 서열이나 자기 자신이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절대적으로 복종한다. 몸매도 가냘픈 형태가 많다. 아메리카쪽 견종은 몸집이 큰데 비해 성격은 차분하고 활동이 느린 게 특징이다. 덩치가 크다보니 자연스럽게 많이 먹는다. 성격은 온순하고 사람을 잘 따르고, 집중하거나 무엇에 몰입한다. 가까운 일본 견종은 다리가 짧고 허리가 길며 체구가 작은 것이 특징이다. 십독(sheepdog) 계열이 많다. 애착심이 강하고 보호자에 대한 복종심과 충성심이 강하다. 중국 견종은 대륙의 영향을 받아서 그런지 성격이 느긋하고 식탐이 많다. 잠을 자다가도 먹는 소리만 나면 벌떡 일어나 먹는다. 체격은 둥그스레하게 크고 몸에 비해 비대하다.

우리나라 견종은 주인에 대한 충성심이 강하고 낯선 사람에 대해 경계심이 많고 용맹스럽다. 또 움직이는 동물에 대한 사냥 본능을 가지고 있다. 이런 특징 때문에 문제가 된 적이 있다. 88서울올림픽 이후 미국으로 진도견이 많이 분양되었다. 그러나 대부분 적응을 못하고 도태된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개를 공격하는가 하면 다른 개가 지나가면 짖어대고, 주인이 아닌 낯선 사람이 들어오면 공격하는 등으로 다시 한국으로 들어온 경우도 있다.

다섯 살 된 식탐이 많은 수컷 시츄 '탐이'. 탐이는 식탐이 많아 동거견에 앞서 음식을 먹었으며 보호자가 먹는 것은 무엇이든 먹었다. 보호자가 한 번은 김치를 먹다가 탐이가 옆에서 쳐다보기에 주었더니 잘 먹더라는 것. 김치뿐만 아니라 된장국, 매운 고추도 먹었다고 했다.

그런 탐이가 밥을 꺼리고 구토를 해 병원에 왔다. 보호자는 무엇인가 단단히 탈이 난 것 같다고 했다. 예전 같으면 개껌이나 닭고기를 주면 배가 불러도 받아먹었는데 무엇을 주어도 먹지 않는다고 했다. 검사 결과, 위 안에 돌 같은 뾰족한 물체가 들어 있었다. 보호자에게 사진을 보여주었더니 유리컵 조각이라고 했다. 며칠 전 유리잔을 깨뜨려 치운다고 치웠는데 미처 치우지 못한 유리조각을 탐이가 먹은 것 같다고 했다.

반려동물은 호기심이 많고 무엇이든 궁금하면 입으로 가져가 확인하려고 한다. 1년 전후의 어린 반려견은 더욱 조심해야 한다. 반려견이 가지고 노는 물체를 빼앗으려 하면 사고가 난다. 반려견은 빼앗기지 않으려고 물체를 삼킨다. 집안에 반려견이 삼킬 만한 물건이 있으면 치워야 한다.

최동학 (대구시수의사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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