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형 프레스분야 20년 외길, 독자 브랜드로 국내 1위…㈜현대기전

입력 2013-12-06 07:38:00

대표가 연구소장직 함께 맡아 직접 영업활동…年 30% 성장

소형 프레스 기계를 설계 및 제조 판매하는 (주)현대기전은 국내에서 1위 제품을 만들고 있는 작지만 강한 기업이다. 직원이 주력 제품을 만들고 있다. 김태형기자 thkim21@msnet.co.kr
소형 프레스 기계를 설계 및 제조 판매하는 (주)현대기전은 국내에서 1위 제품을 만들고 있는 작지만 강한 기업이다. 직원이 주력 제품을 만들고 있다. 김태형기자 thkim21@msnet.co.kr

대구 달서구 성서산업단지의 ㈜현대기전은 20년 넘게 소형 프레스 기계 분야만 파 온 기업이다. IMF라는 어려운 시기에도 계속해서 성장한 현대기전은 국내 1위를 넘어 해외시장 진출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신제품 쏟아 낸 연구개발

현대기전의 전신은 '현대종합상사'다. 1980년대 후반에 만들어진 현대종합상사는 당시 소형 프레스 기계를 유통'판매해 왔다. 안재우 대표는 "아버지가 처음 설립하셨는데 당시에는 프레스 제품의 퀄리티가 그리 높지 않아 아버지가 직접 생산하겠다는 결심을 하셨다"고 말했다.

부친은 엔지니어를 고용해 프레스 기계설계와 제작을 시작했다. 회사가 처음 성장을 한 시기는 IMF가 오면서다. 안 대표는 "그때에는 경기가 어려워 제품을 구입하는 이들이 거의 없었다"며 "이때 우리는 제품을 팔기보다 A/S에 집중하면서 기술력 있고 서비스가 좋다는 인식을 널리 알리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이후 IMF를 지난 뒤 제품을 찾는 이들이 늘어났다. 회사 관계자는 "또 경쟁회사들이 자신의 제품 판매에 급급하면서 마이너스 성장하거나 어려움을 겪는 동안 우리는 계속해서 성장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1999년 법인 전환 이후 본사를 확장 이전한 현대기전은 2004년 당시 15t에 불과했던 탁상형 유압 프레스를 뛰어넘기 위해 연구에 연구를 거듭한 결과 20~30t 제품을 처음 개발했다.

안 대표는 "현재 우리 제품이 국내 1위를 달리고 있다"며 "또 유압 엠보싱 프레스를 개발해 전국적으로 제품을 판매했다"고 말했다.

2000년대 중반에 들어 경기사무소를 개설하면서 전국적으로 유통망을 넓힌 것은 물론 연구개발에 집중하며 신제품을 계속 쏟아냈다.

◆현장형 대표

회사의 본격적인 성장은 안 대표가 경영을 물려받으면서다. 안 대표는 2000년 23살의 나이에 회사에 입사했다. 부친의 건강이 악화되면서 갑작스럽게 회사에 몸을 담았다.

그는 "군대를 갔다 오자마자 대학을 졸업도 못하고 회사에 뛰어들었다"며 "나 스스로 '대표'라는 말이 어색해 현장 근무부터 시작했다"고 말했다.

철저히 밑에서 배우기를 선택한 안 대표는 생산에서 3년간 현장 근무한 것을 포함해 설계팀과 영업팀 등 모든 부서에서 근무했다. 심지어 그는 회사를 위해 전공을 바꿔 다시 대학에 들어갔다.

안 대표는 "회사를 알아야 하고, 제품도 잘 알려면 전문적으로 배워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학업과 회사 운영을 동시에 하기 어려워 야간대학으로 바꿔 기계공학을 배웠다"고 말했다.

끊임없는 도전으로 안 대표는 '공학박사' 학위를 받은 것은 물론 회사에서 연구소장 자리도 맡고 있다. 그는 "내가 경험해보니 계속해서 배우고 연구하는 것이 중요하더라"며 "그래서 나는 직원들이 대학과 대학원을 가고 싶다면 전액 지원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또 안 대표는 외부에서 직접 영업을 뛰는 경영자로 유명하다. 회사 관계자는 "영업직원이 일이 생기면 직접 나가 고객을 만나 설명하는 것은 물론 밖에서도 일부러 '대표'라는 직함을 드러내지 않는다"며 "연구소장, 영업자로 소개하면서 제품에 대해 고객들이 더욱 집중하게 하는 스타일이다"고 말했다.

이 같은 안 대표의 열정 덕분에 회사가 급성장했다. 안 대표가 처음 회사에 입사했던 2000년 9억원에도 미치지 못했던 매출은 10여 년 만인 올해 70억원까지 뛰는 등 매년 30% 가까이 성장하고 있다.

◆1등 브랜드 개발

안 대표는 지금의 성장을 바탕으로 자신감을 가지고 국내 1등 기업에 오르고, 해외에도 적극적으로 진출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한국무역협회 등 국내의 지원기관과 함께 해외 전시회에 나서고 있다. 안 대표는 "4일부터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리는 '2013 인도네시아 산업기계전'에 참가한다"며 "무역협회 대구경북지역본부와 함께 대구경북공동관에서 해외 바이어를 찾아볼 계획이다"고 말해다.

한국무역협회 대경본부 관계자는 "국내 1위의 제품을 생산하고 있는 기업으로서 해외에서도 충분히 성장이 가능한 회사다"며 "다양한 전시회에서 고객을 발굴할 수 있게 도울 예정이다"고 말했다.

현대기전은 유압탁상프레스라는 제품군에 스스로 '세타'(CETTA)라는 브랜드를 붙였다. 안 대표는 "스테이플러를 두고 일본과 한국에서는 오랫동안 이를 만드는 회사의 '호치키스'를 떠올렸던 것처럼 우리의 '세타'도 유압탁상프레스를 대표하는 브랜드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붙였다"고 설명했다.

또 새로운 제품인 서보프레스에 대해서는 '소레스'(SORESS)라는 브랜드를 붙였다. 안 대표는 "BI를 하고 나니 디자인에도 관심을 가지게 되고 좀 더 신경을 쓰고 디자인 특허를 획득하는 등 오히려 연구와 개발에 더 긍정적인 효과를 불러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경쟁력 확보와 성장을 위해 제품 개발은 물론 새로운 파트너십도 고려 중이다. 안 대표는 "부품은 일본산을 쓰고 있는데 한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그래서 독일 업체를 발굴해 가격을 낮추고 품질을 올려 더욱 성장하겠다"고 덧붙였다.

노경석기자 nk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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