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피(비출혈)

입력 2013-11-14 14:04:13

코 양옆을 손가락으로 지혈…출혈 잦으면 정확한 진단 필요

코피(비출혈)는 여러 원인으로 일어날 수 있는 흔한 증상이다.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발생할 수 있으나 특히 소아에게서 자주 나타난다. 아이들이 장난이나 싸움을 하다가, 혹은 단순히 코를 만져서 코피가 나는 경우도 있다. 단순한 코피가 아닌 경우도 더러 있다. 콧속 혈관의 유전적 이상, 종양이나 혈우병 등 혈액질환, 고혈압 등이 원인이 될 수도 있다.

◆흔한 질환, 다양한 원인

코피는 많은 사람이 경험하지만 대부부 경미하다. 또 특별한 치료를 하지 않아도 자연치유되기 때문에 병원을 찾는 일도 드물다. 코피는 어린이와 20세 이하의 젊은 층에서 많이 발생한다. 하지만 입원을 해야 할 정도의 중증은 나이가 많은 연령층에서 주로 나타난다.

코점막은 풍부한 혈액공급을 받고 있으며 이 혈관들은 대기에 노출되어 있다. 이처럼 혈관이 보호되지 않은 상태로 있기 때문에 외부의 충격에 의해 쉽게 파열되는 경향이 있다. 특히 코중격(가운데 칸막이)의 혈관은 외부손상으로부터 잘 보호되지 않는다. 또 연골과 뼈 바로 위에 놓여 있고, 얇은 점막으로 싸여 있어 혈관의 수축이 불충분하여 조그마한 상처에도 심한 출혈을 일으킨다.

소아의 경우 잘 놀다가 혹은 자다가 갑자기 코피를 쏟기도 한다. 대부분이 콧구멍을 후비거나, 심하게 코를 풀 때 직접적인 코점막의 외상으로 출혈이 발생한다. 성인의 경우 외상이나 코점막의 급'만성 염증, 비강 내에 발생한 종양, 비중격 만곡증이나 천공 등이 원인이 된다. 또 혈우병이나 백혈병 같은 혈액질환, 고혈압과 동맥경화증 같은 순환기질환, 급성 열성질환, 비타민 C나 K 결핍이 있는 경우, 화학약품에 노출된 경우 등 다양한 원인이 있다.

코피는 일반적으로 한쪽에 발생하고 약 90%는 코중격 앞쪽에서 발생한다. 이 부위의 출혈은 심한 경우는 드물어 지혈이 쉽고 손상된 점막의 재생 없이 자극을 반복해서 받는 경우 재발이 잘 된다. 비강 후반부의 출혈은 노인층에서 많이 발생한다. 특히 고혈압이나 혈액응고장애 등의 질환이 있는 경우 자주 나타난다.

◆대처 방법과 치료

그렇다면 코피가 날 때 어떻게 해야 할까? 지혈은 출혈 부위를 압박해 출혈을 막는 것이 기본이다. 환자는 바로 앉은 자세에서 입을 열고, 앞으로 숙여 조용히 호흡하면서 목 뒤로 넘어가는 혈액을 뱉도록 한다. 코피가 나면 환자나 보호자가 불안해질 수 있기 때문에 우선 안정을 취하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솜이나 부드러운 거즈로 코 입구 부위를 막고 코의 양옆 부분을 엄지와 검지로 일정하게 힘을 주어 10분 정도 눌러주면 효과적으로 지혈할 수 있다. 10분이 지나도 코피가 지속되는 경우 다시 10분 더 압박한다.

이렇게 해도 코피가 멈추지 않으면 가까운 이비인후과를 찾아 지혈을 하고 원인을 알아봐야 한다. 병원에 가면 의사는 출혈 부위를 확인하고 필요에 따라 전기소작술이나 비강 탐폰 등을 이용해 출혈을 막는다.

공기가 건조한 가을과 겨울에는 점막이 약해져 코피가 자주 날 수 있다. 이럴 때는 비강 입구에 항생제 연고나 바셀린을 발라 습도를 유지해 주면 도움이 된다.

코피는 대부분 심각한 문제를 유발하지 않는다. 하지만 반복적인 출혈을 적절히 치료하지 않는 경우 빈혈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나이 많은 사람의 경우 코피는 종양과 같은 중대한 질병의 증후일 경우가 있다. 또 어린이는 손가락으로 코를 자주 후비는 바람에 생기는 반복적인 점막손상에 의해 코피가 자주 나타난다. 따라서 코피를 자주 흘리는 사람은 점막상태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출혈 부위를 확인할 수 있는 내시경 검사 등을 통해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좋다.

도움말'신승헌 대구가톨릭대병원 이비인후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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