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 불산 누출사고 1년…죽었던 땅, 묘목들이 다시 파릇파릇∼

입력 2013-09-27 10:40:11

지난해 9월 불산 누출사고로 인해 농작물이 전량 폐기됐던 구미 산동면 봉산
지난해 9월 불산 누출사고로 인해 농작물이 전량 폐기됐던 구미 산동면 봉산'임천리 일대 과수원에는 새로운 묘목들이 심어져 있다. 구미'전병용기자 yong126@msnet.co.kr

26일 오후 지난해 불산 누출사고의 아픔을 겪은 구미 산동면 봉산'임천리 일대는 여느 농촌과 별 차이 없이 한가롭게 보였다. 27일로 불산 누출사고 1년을 맞은 이 마을의 들녘에는 벼가 누렇게 익어가고, 텅텅 비었던 축사들은 새로운 가축들로 채워졌다. 인근 식당들도 점심 시간대에는 주차장이 빼곡히 들어찰 정도로 활기를 되찾은 것처럼 보인다. 겉으로 보기에는 완전히 복구된 듯싶었다.

그렇지만 아직 불산 누출사고의 아픔이 채 가시지 않은 곳도 곳곳에 눈에 띈다.

불산 누출사고로 인해 농작물이 전량 폐기됐던 과수 농가들은 새로운 묘목을 구해 심었다. 묘목들이 1년에서 3년생 정도로 열매를 맺기까지는 아직 몇 년은 더 자라야 될 것으로 보였다.

불산 누출사고를 냈던 ㈜휴브글로벌은 1년 동안 방치되다시피 해 건물 외벽과 구조물들은 녹이 슬고, 정문은 외부인들의 출입을 금지하는 붉은 띠가 쳐져 있다.

지난해 9월 27일 구미국가산업단지 4단지 내 ㈜휴브글로벌의 불산 누출사고로 인해 5명이 사망하고 2만여 명이 병원 치료를 받았으며, 농작물 및 기업체 등의 피해가 400억원에 달했다.

봉산리 박명석 이장은 "지난해 불산 누출사고가 났을 때 농작물 및 가축 등을 전량 폐기하는 등 주민들이 상당히 불안해했다"면서 "구미시와 시민들의 많은 도움으로 지금은 마을이 평온을 되찾고 주민들도 생업에 종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구미시는 불산 누출사고 발생 12일 만에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됐으며, 국'도비 포함, 454억원의 피해복구비 지원을 이끌어 냈다. 이제 구미는 전국에서 가장 안전한 도시로 거듭나기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다.

구미시는 불산 누출사고 직후 구미국가산업단지 내 유독물 취급업소 136개소에 대해 환경청과 산업안전관리공단 등 유관기관과 합동점검에 나섰으며, 재난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관리자 교육 및 결의대회 등을 열었다.

또 올 5월에는 안전행정부와 경북도, 시민 1만여 명이 참가한 가운데 구미 공단운동장에서 재난 안전사고의 재발 방지를 위한 '범시민 안전실천 결의대회 및 선포식'을 개최했다.

구미시는 정부를 상대로 화학재난 예방을 위한 '정부합동사무소' 구미 설치와 화학사고 전담기관인 '화학물질안전관리원', 대구지방환경청 구미환경사무소 설치를 건의했다. 구미시와 소방서 등에는 화학물질 측정 차량 및 장비, 전문인력 등도 보강했다.

정상화 구미시 안전재난과장은 "불산 누출사고 이후 구미시는 시청 조직 내에 안전재난과를 신설하는 등 단 한 건의 안전사고도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다"면서 "앞으로 유독물질 취급업체 등을 대상으로 안전교육과 특별점검을 수시로 하겠다"고 했다.

구미'전병용기자 yong126@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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