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신경 마비 등 원인, 수평-수직복시로 나눠, 3∼6개월 약물치료로 호전
평소 고혈압과 당뇨병을 앓고 있던 김은실(가명'65) 씨는 갑작스레 사물이 겹쳐 보이는 증상 때문에 병원을 찾았다. 한쪽 눈을 가리면 괜찮아지고, 양쪽 눈으로 사물을 보면 2개로 겹쳐 보였다. 병원에 오기 전날부터 오른쪽 눈에 묵직한 통증이 있었고, 급기야 오른쪽 눈을 바깥쪽으로 향해 돌리지도 못하는 상황이 됐다.
◆두 눈 복시가 오는 경우 신경과 진료받아야
물체를 보려면 눈을 움직여야 한다. 눈에는 눈을 움직이게 하는 눈 근육이 붙어 있고, 눈 근육은 이를 움직이는 뇌신경의 지시에 따른다. 이렇게 눈을 움직이는 경로 중 어떤 부분에라도 이상이 생기면 눈이 잘 움직이지 못하게 되고, 물체가 겹쳐 보이거나 두 개로 보이는 복시(複視'diplopia)가 생길 수 있다. 복시 증상이 있을 때 한쪽 눈을 가리고 반대쪽 눈으로만 보면 괜찮아지는 경우가 있는데, 이런 경우에는 반드시 신경과 진료가 필요하다. 이에 비해 한 눈 복시 즉, 한쪽 눈을 가리고 보아도 물체가 둘로 보이는 경우에는 안과적 질환인 경우가 많으므로 정밀한 안과검사가 필요하다.
두 눈 복시는 물체가 양옆으로 겹쳐 보이는 수평복시와 아래위로 겹쳐 보이는 수직복시로 나뉘며, 두 가지가 함께 나타날 수도 있다. 가장 흔한 수직복시의 원인에는 눈과 연결된 특정 뇌신경 마비, 갑상선 눈병증(갑상선 이상으로 눈이 돌출되거나 눈 근육이 비대해지는 것. 복시를 일으키거나 시신경을 눌러 시력이 나빠질 수도 있음) 등이 있다.
◆대부분 약물치료로 3~6개월 뒤에 호전
수평복시도 특정 뇌신경 마비 때문에 가장 많이 발생한다. 뇌신경 마비가 오는 이유는 허혈(혈관이 막히거나 좁아져 필요한 양의 혈액이 공급되지 못하는 것), 뇌동맥류, 뇌경색, 외상, 감염, 종양 등 다양하다. 앞서 김은실 씨의 경우, 허혈이 원인이 돼 발생한 뇌신경 마비로 복시가 온 것. 약물치료를 통해 대부분 3~6개월이 지나면 나아진다.
이 밖에 안근무력증(신경과 근육의 접합부 이상 때문에 힘이 빠지는 근무력증이 눈에 발생한 것)도 눈 운동 이상을 일으키는 흔한 원인이다. 눈꺼풀 처짐이 함께 올 수 있고, 아침에 괜찮다가 오후가 될수록 심해지는 특징이 있다.
치료는 원인에 따라 달라진다. 6개월 이상 지난 뒤에도 나아지지 않는 경우, 프리즘 안경(빛을 굴절시켜 마비가 있는 눈에 물체의 상이 제대로 맺히게 해서 복시를 교정하는 안경)을 쓰거나 사시 수술을 할 수도 있다.
김수용기자 ksy@msnet.co.kr
도움말=계명대 동산병원 신경과 김현아 교수
댓글 많은 뉴스
문재인 "정치탄압"…뇌물죄 수사검사 공수처에 고발
홍준표, 정계은퇴 후 탈당까지…"정치 안한다, 내 역할 없어"
세 번째 대권 도전마저…홍준표 정계 은퇴 선언, 향후 행보는?
대법, 이재명 '선거법 위반' 파기환송…"골프발언, 허위사실공표"
[매일문예광장] (詩) 그가 출장에서 돌아오는 날 / 박숙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