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탄불-경주세계문화엑스포 2013] 터키의 문화유산

입력 2013-09-17 11:50:38

수천년 동·서양 문명의 접경, 이색 볼거리 산재

아시아 대륙 서쪽 끝에 위치한 터키는 실크로드의 종착지이자 지정학적 요충지다. 남서쪽으로는 지중해와 에게해, 흑해로 둘러싸여 있고 남동쪽으로 시리아'이란'이라크를 접하고 있다. 동쪽에는 조지아가, 유럽 대륙쪽으로는 그리스, 불가리아와 국경을 맞대고 있다. 아시아와 유럽의 경계라는 특징 때문에 동'서양의 충돌이 끊임없이 일어났다. 세계 관광객을 그러모으는 문화유산의 대부분도 이 같은 역사적 배경에서 탄생했다.

터키는 유럽과 아시아를 호령하던 오스만투르크제국이 크림전쟁을 계기로 급격히 쇠퇴하는 틈을 타 케말 파샤가 혁명을 일으켜 공화국을 세우면서 출발했다. 면적은 남한의 7.8배이며 지역마다 분위기가 독특하다. 터키여행은 지도 상 시계방향을 따라 이스탄불-앙카라-카파도키아-콘야-시데-안탈리아-파묵칼레-에페소-이즈미르를 거쳐 다시 이스탄불로 돌아오는 여정을 택하는게 좋다.

 

◆1천600년 역사가 고스란히

터키의 대표적 도시인 이스탄불은 실크로드의 종착점으로 아시아 대륙과 유럽 대륙을 동시에 끼고 있는 고대 도시다. 비잔틴제국과 오스만터키제국의 수도로 1천600여년 간 영화를 누렸다. AD 330년 로마 콘스탄티누스 황제가 이곳으로 수도를 옮기면서 콘스탄티노플이라 불렀고, 1453년 돌궐족인 오스만투르크가 정복해 이스탄불로 이름을 바꿨다. 도시의 중심은 성 소피아(아야 소피아) 성당이다. 537년 유스티니아누스 황제가 재건한 이 성당은 비잔틴제국의 기독교 신앙 중심이었다. 성당 내부에는 예수, 성모 마리아, 세례자 요한과 비잔틴제국 황제들을 주제로 한 모자이크 벽화가 유명하다. 성 소피아 성당 맞은 편에 블루 모스크가 있다. 성 소피아 성당과 모습이 비슷한 블루 모스크는 1616년 술탄 아흐멧1세가 완성한 이슬람사원이다. 이슬람 문화가 비잔틴 문화보다 더 우월하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지었다고 한다.

성 소피아 성당 옆 언덕 위의 톱 카프궁은 오스만터키제국의 황제들이 살았던 궁이다. 내부 장식과 유물이 화려하기 그지 없다. 전시실에 보존, 공개하고 있는 80캐럿 크기의 다이아몬드를 비롯해 역대 황제들이 사용했던 집기들을 볼 수 있다.

터키 중부 아나톨리아 고원에 자리한 카파도키아는 자연의 경이와 인간의 종교적 신념이 한데 어우러져 빚어낸 걸작이다.

카파도키아의 관문 괴레메 야외박물관은 바위동굴 속 교회(수도원)들로 유명하다. 313년 콘스탄티누스 대제의 밀라노 칙령에 의해 기독교가 공인되기까지 250여년 간 신자들이 박해를 피해 은둔했던 곳이다. 기독교 신자들이 은둔 수행했던 또 다른 명소는 데린구유다. 지하 8~10층 규모로 4만여 명이 살았던 대규모 지하도시다. 정확하진 않지만 대략 히타이트 시대 쯤부터 사람들이 살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파샤바계곡은 괴레메와 비슷하면서도 색다른 분위기를 낸다. 계곡의 낮은 구릉을 중심으로 피어난 버섯기둥들이 동화의 한 장면 같다. 스머프의 원작자 페요(Peyo)가 이 곳을 보고 영감을 얻었고, 영화 '스타워즈'도 이곳에서 촬영했다.

◆에페소와 파묵칼레

터키의 대표적인 고대 도시로 손꼽히는 에페소는 기원전 11세기 말에 건설된 이오니아 12개 도시 국가 중 하나다. 에페소는 헬레니즘시대와 로마시대에 최대 항구도시로 번영을 누렸다. 지금은 무너진 건축물과 조각상 만이 남아 당시의 부유했던 도시 모습을 짐작게 한다.

에페소는 찬란한 역사만큼 볼거리가 풍부하다. 2만5천여 명을 수용할 수 있는 원형극장과 대리석이 깔린 마블스트리트, 화려한 건축미를 자랑하는 세루시우스 도서관, 여신 테티스와 메두사의 부조가 새겨진 하드리아누스 신전 등 로마시대 유적이 수두룩하다. 에페소 동쪽에 위치한 파묵칼레 역시 로마시대의 아름다운 유적지를 품고 있다. 기원전 190년쯤 페르가몬 왕국에 의해 건설된 히에라 폴리스가 바로 이곳이다. 로마시대 원형극장을 비롯해 신전, 공동묘지, 온천욕장 등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히에라 폴리스를 지나면 파묵칼레의 명물 석회지대가 경이로운 모습을 드러낸다.

석회성분 온천수가 수세기 동안 바위를 타고 흐르면서 표면을 하얀 탄산칼슘 결정체로 뒤덮었다. 하얀 바위가 계단식으로 이어지고 그 바위 위로 흘러 내려가는 물이 오묘한 하늘빛을 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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