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33% 결핵균 보유…잠복 때 치료하면 안전
대구시의 한 학교에서 결핵환자가 집단 발병했다고 알려지면서 시민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그러나 결핵환자와 결핵감염자에 대한 정확한 지식이 없는 상태에서 결핵감염자를 모두 결핵환자로 오해하는 탓에 불필요한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결핵으로 발병하지는 않았지만 몸 속에 결핵균을 갖고 있어 치료가 필요한 '잠복결핵'에 대해 알아본다.
◆결핵환자와 접촉한 사람 중 10%만 감염
결핵은 사람 사이에 호흡기를 통해 전파된다. 가래에 결핵균이 배출되는, 즉 전염성이 있는 호흡기결핵 환자가 말을 하거나 기침이나 재채기를 하면 결핵균이 포함된 미세한 가래(침)방울이 환자의 몸 밖으로 나온다.
이런 가래(침) 방울은 크기가 작지만 결핵균을 포함하고 있다. 몸 밖으로 나오자마자 수분은 곧 증발하고, 결핵균만 공중으로 떠돌아다니다가 주위에 있는 사람들이 숨을 들이쉴 때 폐 속으로 들어가 감염이 된다.
그러나 호흡기결핵환자와 함께 지낸다고 해서 모두 감염되는 것은 아니다. 대개 결핵균이 배출되는 호흡기결핵 환자와 접촉한 사람의 약 10% 정도가 감염된다. 밀접접촉자, 즉 3개월 이상 함께 지내는 가족이나 같은 학교 및 반, 직장동료 등의 경우 25~30% 정도가 감염된다. 이런 상태를 '잠복결핵'이라고 부른다. 일종의 결핵보균자인 셈이다.
◆올해 대구경북 4천여 명 발병 예상
잠복결핵이 중요한 이유는 실제 폐결핵의 대부분이 잠복결핵에서 발병하기 때문이다. 물론 모든 잠복결핵이 결핵환자가 되는 것은 아니다. 잠복결핵의 90%는 결핵으로 진행하지 않고 건강하게 생활할 수 있다.
그러나 약 10%는 결핵환자가 된다. 고령으로 몸이 약해지거나 당뇨병, 류마티스관절염, 만성신장질환, 장기간 스테로이드를 복용하거나 항암치료를 받아 면역이 약해질 때이다. 몸이 약해지면 잠복 중이던 결핵균이 활동성 폐결핵으로 진행하게 된다. 특히 면역력이 떨어지는 소아청소년의 잠복결핵은 폐결핵 진행 정도가 성인의 2배에 이른다.
우리나라 사람의 33%(1천500만 명 이상)는 몸 속에 결핵균을 갖고 있는 잠복결핵 상태다. 연령이 높을수록 많으며 50대 이상은 60%가 잠복결핵 상태이다. 잠복결핵을 치료하면 폐결핵으로 진행하는 것을 90% 이상 막을 수 있다.
현재 추이대로라면 올해 대구경북지역의 결핵환자는 약 3천800~4천여 명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나라 전체 결핵환자의 약 10% 정도를 차지한다.
영남대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신경철 교수는 "지난 7월 통계에 따르면 대구경북지역의 잠복결핵 치료시작률은 약 15%에 지나지 않는다"며 "이는 잠복결핵에 대한 인식이 매우 낮기 때문"이라고 했다.
◆잠복결핵 치료가 예방의 관건
결국 폐결핵이 발병할 가능성이 높은 사람(잠복결핵)을 찾아내 치료하는 것이 발병을 줄이는 핵심이다. 접촉자 검진과정은 먼저 흉부 X-선 촬영과 진찰을 통해 이상 여부를 확인하고, 만약 의심스러우면 가래검사를 추가해 활동성 폐결핵 여부를 평가한다. 활동성 폐결핵으로 진단되면 결핵치료를 시작한다. 최소 6개월 이상 결핵약을 복용하게 된다.
흉부 X-선과 진찰이 정상이라면 잠복결핵 여부를 평가한다. 결핵피부반응검사(투베르쿨린 반응검사)와 혈액검사(인터페론검사)로 확인한다. 잠복결핵의 치료는 약제의 종류에 따라 치료기간이 다르다. 한 가지 약제를 사용할 경우 9개월 치료하며, 2가지 약제를 함께 쓸 경우에는 3개월간 치료하게 된다.
신경철 교수는 "집단 감염으로 알려진 학교의 결핵환자는 매우 소수이며, 대부분 학생은 잠복결핵으로 확인됐다"며 "폐결핵으로 진단된 학생들은 모두 접촉자 검진과정 중 흉부영상에서 미세한 결핵이 발견됐을 뿐 가래에서 결핵균이 발견되지 않아 추가로 다른 학생에게 전염시킬 수 있는 전염력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했다.도움말=영남대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신경철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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