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교육 비타민] 습관이 아이의 미래를 결정한다

입력 2013-09-10 08:00:00

어린 시절의 기억이다. "일어날 시간이다. 어서 일어나라." 매일 아침 들었던 아버지의 성화였다. 아버지는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습관을 가지고 계셨다. 어김없이 정해진 시간에 나를 깨우셨다. 특히 추운 겨울엔 일찍 일어나는 것이 싫었다. 그로부터 오랜 시간이 흘렀다. 나의 기상습관은 이렇게 형성되었다.

습관은 시작이 중요하다. 처음에 습관이 어떻게 시작되는가에 따라 바른 습관이 되기도 하고 나쁜 습관이 되기도 한다. 아이는 커지면서 서서히 자신의 습관을 가지게 된다. 이러한 아이의 습관형성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이 부모이다. 아이가 바른 습관을 갖도록 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부모가 모범을 보이는 것이다. 습관은 아이의 성장과정에 중요한 변수로 작용한다.

몇 가지 예를 들어보자. 아이가 신체적'정신적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운동하는 습관을 가지면 좋다. '건강한 신체에 건강한 정신이 깃든다'는 말과 같이, 아이가 건강한 몸을 유지하도록 도와주면 좋겠다. 축구나 야구와 같은 스포츠가 아니더라도 바깥에서 또래 친구들과 뛰어노는 활동도 괜찮다. 그런데 부모는 운동하지 않으면서 아이에게만 신체적 활동을 강요하는 것은 곤란하다. 부모가 어느 정도 함께 하면서 아이에게 운동을 유도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다. 학원가고 과외받기도 바쁜데 아이가 언제 뛰어놀 수 있느냐 라는 생각이 들 수 있다. 하지만 아이가 운동하는 습관을 가지면 친구관계도 좋아지고 스트레스 해소에도 도움이 된다.

정리정돈도 습관이다. 아이가 정리정돈 잘한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주말이나 여건이 될 때 부모와 함께 정리하는 시간을 가지면 정리정돈 습관이 아이의 몸에 어느 정도 배게 된다. 정리하는 습관에는 여러 가지 이로운 점이 있다. 우선 정리된 곳에서는 필요한 물건을 손쉽게 찾을 수 있다. 그리고 정리정돈 습관은 아이의 학습에 도움이 된다. 정리 잘하는 아이는 공부의 우선순위를 정해 계획적으로 공부한다. 또한 공부한 내용 가운데 중요한 것과 중요하지 않은 것을 구분할 수 있는 능력이 향상된다. 정리된 곳에 있으면 아이의 마음이 편해져 집중력이 높아지기도 한다.

부모의 잔소리도 습관으로 볼 수 있다. 얼마 전 한 TV프로에서 "부모님께 잔소리를 듣느니 차라리 매를 맞겠다"라고 한 어느 아이의 말을 들은 적이 있다. 잔소리 듣기 싫어함을 단적으로 표현한 말이다. 어린 아이는 실수도 하고 엉뚱한 행동을 하기도 한다. 부모는 이를 잘 알면서도 남보다 더 잘 키우고 싶다는 욕심 때문에 잔소리를 하게 된다. 더구나 아이가 학교에 다니면 부모의 잔소리가 더 늘어나는 경향이 있다. 특히 아이의 성적과 연관될 때는 더욱 그렇다. 그런데 잔소리를 자주 하다 보면 이것이 아이의 비난으로 연결될 때가 많다. 부모의 아이 비난은 부모와 자녀 간의 대화단절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필요할 때는 잔소리를 해야 한다. 하지만 잔소리는 가능한 한 짧게 하되, 문제가 된 것에 대해서만 하는 것이 좋다.

지금처럼 바쁜 세상에 아이가 바른 습관을 가지게 하는 것은 쉽지 않다. 하지만 습관은 생활의 기본이다. 부모는 가능한 한 아이가 좋은 습관을 갖도록 도와줄 필요가 있다. 아이의 바른 습관형성의 지름길은 부모가 솔선수범하는 것이다.

성장환(대구교육대학교 윤리교육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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