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춘추] 결혼

입력 2013-09-10 07:25:27

주말 웨딩박람회에 들렀다. 많은 커플들이 예식장을 비롯해 사소한 것 하나까지 꼼꼼히 준비하는 모습을 보았다. '나도 저런 때가 있었지'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그러면서 '과연 사람들은 결혼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을까'를 생각해 보았다.

남녀 직장인을 대상으로 한 결혼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를 본 적이 있다. 조사결과 남성의 82.7%는 결혼이 사회생활에 도움이 된다는 입장을 보이는 반면, 여성의 65.5%는 걸림돌이 된다고 응답했다. 여성들이 결혼을 걸림돌로 생각하는 이유는 가사나 육아에 대한 부담이 가장 큰 이유인 것으로 나타났고, '직장에서 기혼자에 대한 배려가 없다', '자신의 업무 외에도 챙겨야 할 것들이 너무 많다' 등의 응답이 뒤를 이었다. 남성들의 경우 '책임감이 생겨 일을 더 열심히 할 것 같다'는 응답이 제일 많았고, '심리적으로 안정이 생길 것 같다', '내조를 받아서 좋을 것 같다' 등의 순으로 응답했다.

결혼한 사람들은 '누구와 결혼할지 고민하지 말라. 살다보면 그 아줌마가 다 그 아줌마고, 그 아저씨가 다 그 아저씨다. 그러니까 너무 따지고 재지 말고, 큰 문제 없으면 대충 맞춰 살아라' 라고 이야기한다. 그런데 정작 그 여자가 그 여자고, 그 남자가 그 남자여서 부부가 사는 게 다 똑같다면 이혼할 일도 없을 뿐 아니라 크게 힘든 일도 없을텐데 이혼하는 부부가 늘어나고 결혼생활 때문에 힘들어하는 사람이 많은 건 무슨 이유인가?

결혼해서 아기를 낳고 가정을 만드는 것은 누구나 하는 당연한 일이고, 웬만하면 부부가 서로 참고 이해하면서 처음 결혼한 사람과 끝까지 사는 것이 최선이라고 믿어 왔기 때문에 그렇게 이야기하는 것일 수도 있다. 이런 말은 대가족 제도의 잔재가 남아있던 얼마 전까지는 그런대로 이해되는 말이었다. 그런데 핵가족 세대가 늘어나면서 결혼에서 관계의 의미가 매우 중요해지기 시작했다. 즉, 남편과 아내의 관계가 친밀한지 아닌지가 결혼의 만족도와 행복도를 결정하는데 중요하게 된 것이다. 두 사람 사이에 애정이나 친밀감이 충분하지 않다면, 두 사람의 결혼생활 만족도나 행복도가 그리 높지 않게 되었다. 결국 예나 지금이나 남편과 아내는 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거의 모든 것을 함께 나누어야 하는 중요한 관계인 것은 변하지 않는 것이다.

실제 우리나라 기혼남녀는 결혼생활에 얼마나 만족하는지에 대한 한 조사에 따르면 기혼자의 절반 정도만 결혼생활에 만족한다는 결과가 나왔다. 지금 자신의 동반자가 마음에 들지 않거나 결혼생활에 만족하지 못한다면 과연 나는 상대방에게 어떤 사람으로 인식되고 있는지 생각해보자. '먼저 나부터 잘하자'라는 마음으로 상대방을 존중하고 행복한 가정을 만들도록 노력하자.

파워엔터테인먼트 기획실장 power11@korea.com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