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서 배우는 고교생 "생각이 넓어졌어요"

입력 2013-09-10 07:57:28

칠곡 순심고, 국제로타리 연계 유적지 탐방·평화포럼 참석 등

지난달
지난달 '2013년 대한민국 새로운 영토 그리기 대장정'에 참가해 북한과 중국을 가르는 두만강 일대를 방문한 김동찬 군. 칠곡 순심고 제공

칠곡 순심고등학교(교장 홍종철)가 국제로타리와 연계해 학생들의 해외 봉사를 지원하고 있어 화제다.

김동찬(3학년) 군은 국제로타리 3700지구(대구경북) 인터랙트 연합회장. 인터랙트는 로타리가 후원하는 청소년 봉사활동 동아리다. 김 군은 지난달 한국로타리 청소년연합에서 마련한 '2013년 대한민국 새로운 영토 그리기 대장정'에 참가, 중국에 다녀왔다.

"우리 학교 인터랙트 담당이신 권오봉 선생님이 고구려 유적지와 항일 독립 유적지 등 역사적 장소를 탐방할 기회가 있다며 참가해보라고 제의하셨죠. 우리 역사를 바로 알게 될 기회라는 생각에 기꺼이 지원했습니다."

김 군은 지난달 12~19일까지 6박 7일 동안 백두산, 하얼빈, 집안, 연길, 장춘 등 우리 역사의 발자취가 짙게 남아 있는 동북 3성 일대를 돌아봤다. 출국 전에는 1박 2일 동안 진행된 워크숍에 참가해 '중국문화의 이해와 한국과의 역사적 관계' '한중 역사현황과 우리의 과제' 등 강의를 듣고 조를 나눠 방문지에 대한 자료 조사, 발표 시간도 가졌다.

김 군은 탐방 과정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것으로 광개토대왕비와 장군총을 꼽았다. "고구려 유적 인근에 중국 문화재라는 표시를 봤어요. 방심하다간 우리 역사를 중국에게 빼앗길 수도 있다는 생각에 아찔해지더라고요. 학자들의 관련 연구도 중요하겠지만 국민적 차원에서 우리 역사에 좀 더 관심을 갖는 게 더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김 군 일행은 하얼빈을 찾아 일제 관동군 산하의 세균전 부대였던 731부대 유적도 돌아봤다. 당시 사용됐던 실험 도구와 인체 실험 모습을 담은 사진들을 보면서 일행은 할 말을 잃었다.

"책으로만 보던 역사의 자취를 눈앞에서 보고 느끼게 돼 좋았습니다. 기회가 주어진다면 이 같은 역사 탐방 프로그램에 또 참여하고 싶어요."

권익현(3학년) 군도 1학기 때 해외 방문 기회를 잡았다. 지난해 11월 '국제로타리 3700지구 인터-로타랙트 지구대회'의 평화포럼 3분 스피치 콘테스트에서 1등을 차지, 일본 히로시마 평화포럼에 3700지구 청소년 대표로 참여할 수 있는 자격을 얻은 것. 권 군은 5월 16일부터 4박 5일 동안 일본에 다녀왔다.

"외교관이 되는 것이 꿈이어서 이번 포럼은 더욱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여러 나라 사람들을 만나면서 각자 생각하는 평화의 의미는 조금씩 달라도 평화를 바라는 마음만은 모두 같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어요."

권 군은 미국, 프랑스, 멕시코, 브라질 등 다양한 나라 학생들과 만나면서 영어 공부와 독서에 좀 더 신경을 써야겠다는 각오도 다졌다. "지식이 많고 영어 실력이 좀 더 좋았더라면 자신있게 대화를 나누고 행동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남아요. 앞으로는 수준 높고 전문적인 이야기를 할 수 있도록 분발할 겁니다."

순심고 권오봉 교사는 이 같은 경험이 학생들에게 좋은 자극이 돼 세상을 바라보는 눈이 보다 넓어지고 생각이 깊어지고 있다고 했다. 그는 "앞으로도 학생들이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도록 여러 방법으로 해외 방문 기회를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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