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65년 전라도 장인이 제작" 내부서 조성 내력기 발견
직지사 사천왕(四天王)상에 대한 보물 지정 절차가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대한불교조계종 제8교구 본사인 김천 직지사의 소조 사천왕상이 조선 현종 6년, 1665년에 전라도 장인들이 만든 것으로 밝혀졌기 때문이다.
이런 사실은 최근 직지사가 훼손이 극심한 사천왕상과 그것을 보호하는 건물인 천왕각을 수리하기에 앞서 불교문화재연구소에 의뢰한 사천왕상에 대한 정밀학술조사 결과 드러났다.
이번 조사 결과 서방천왕상 내부에서 강희(康熙) 4년(1665)에 이 불교조각을 만들면서 그 내력을 적은 조성기(造成記)가 발견됐다. 나아가 그 내부에서는 '전라도 전주부 동쪽 종남산의 송광사에 거주하는 승려 화가들이 와서 이를 만들었다'는 내용의 문구와 함께 '전라도 전주의 송광사 화원들이 을사년 3월에 칠(혹은 진흙)을 발랐다'는 문구가 적힌 여러 문서가 같이 발견됐다. 을사년은 1665년이다.
연구소는 이들 문서를 통해 "직지사 사천왕상이 1665년에 제작되었다는 사실과 함께 작품 제작에 전라도 완주 송광사의 조각승이 참여한 사실을 알려준다"면서 "이는 호남의 조각승이 영남지역으로 진출해 불상을 제작한 과정을 알려 주는 것으로 조선후기 조각승들의 활동 영역을 비롯한 불교미술 연구의 폭을 확대시켜 줄 자료로 기대된다"고 평가했다.
사천왕은 불교의 삼보(三寶: 부처'부처의 가르침'승려)를 수호하는 대표적인 호법 방위신이라 해서 사찰 입구에 세운 천왕문(天王門)에 그 상을 만들어 불국토의 동'서'남'북을 방어하는 징표로 삼는다.
기초조사를 담당한 교수들은 직지사 사천왕상 자체가 보물급이며 천왕각에 대해서도 목조연륜연대측정 등을 실시할 경우 정확한 제작시기를 알 수 있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불교미술사를 전공한 강희정 서강대 동아시아연구소 교수는 "조선시대 사천왕상 중에 언제, 누가 만들었는지를 분명히 알 수 있는 자료가 거의 없는 상황에서 그것을 명확히 알려주는 자료가 발견됐다는 점에서 이번 조사 결과는 불교미술사의 획기적인 성과로 본다"면서 "같은 17세기에 만든 순천 송광사 사천왕상이 보물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직지사 사천왕상은 그와 같은 보물급, 혹은 그 이상의 가치를 지니는 성보문화재임이 확실하다"고 말했다.
직지사는 이들 자료를 추후 진행할 소조 사천왕상 보수와 복장(腹藏) 재납입의 기초 자료로 활용할 예정이다. 직지사 주지 흥선 스님(성보박물관장 겸임)은 "수리'조사 과정에서 예비조사보고서와 수리조사보고서를 작성하고 이를 토대로 전문가들의 학술 연구를 통해 역사적이고 학술적인 가치가 확인되면 별도의 학술대회를 여는 등 보존과 연구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했다.
김천'신현일기자 hyunil@msnet.co.kr'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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