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65세 이상 어르신 10명 중 1명이 치매 환자
고령화 시대로 접어들면서 치매 노인들의 실종 사건이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대구시에 따르면 올 6월 말 현재 치매를 앓는 65세 이상 노인은 2만6천400명으로 추정된다. 이는 65세 이상 노인 전체의 9.4%로 10명 중 1명이 치매 환자인 셈이다.
치매를 앓는 노인들이 증가하면서 실종 치매 노인도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치매의 주요 증상 중 하나인 '배회' 때문이다. 보호자와 동행하지 않고 아무런 목적 없이 떠돌아다니다 길을 잃게 되는 것. 대구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실종 신고된 치매 환자는 448명으로 2010년 387명에 비해 15.8% 늘어났다.
실종된 치매 노인들은 일주일 이내에 돌아오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중앙치매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실종 치매 환자 중 97.1%가 일주일 안에 가족의 품으로 돌아왔다. 대구지역도 올 들어 8월 12일까지 실종된 치매 환자 222명 중 1명만 아직 찾지 못한 상황이다.
하지만 실종된 지 수개월이 지나 사망한 채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는 경우도 있어 치매 노인들의 실종을 막기 위한 예방책이 요구된다. 실제 지난해 9월 8년 전부터 치매를 앓았던 80대 여성이 실종된 지 3개월 만에 대구 북구 대현동 칠성교 아래에서 시신으로 발견됐다.
전문가들은 치매노인들의 실종은 간단한 예방책만 실시하면 충분히 막을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대표적인 예방책이 '배회 가능 어르신 인식표' 부착이다. 인식표는 배회 가능성이 높은 환자의 보호자 주소와 연락처 등 개인정보가 담긴 고유번호와 신고를 위한 관련기관(보건복지부 129, 경찰청 182)의 전화번호가 표기된 것으로, 실종 후 발견되면 고유번호를 통해 가족을 빠르게 찾을 수 있다. 인식표는 가까운 보건소에 가면 신청할 수 있다.
굳이 인식표가 아니어도 치매 환자의 이름과 보호자의 연락처가 쓰인 부착품을 치매 환자가 항상 소지할 수 있도록 하면 된다. 올 7월 치매를 앓는 80대 여성을 실종된 지 3일 만에 찾을 수 있었다. 보호자 연락처가 쓰인 목걸이를 차고 있었던 덕분이다. 대구 북구 침산동의 한 도로를 헤매던 여성을 발견한 김순웅(31) 씨가 목걸이를 발견하고 가족에게 연락한 것.
무엇보다 치매 노인에 대한 가족들의 관심이 중요하다. 조현성 중앙치매센터 연구원은 "운동, 산책과 같은 에너지 소모 활동을 함께하는 것만으로 배회 증상을 완화시킬 수 있다. 주변 이웃에게도 가족의 치매 증상을 알려 혼자 배회할 경우 바로 연락이 닿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치매를 앓는 어르신이 평소 어디를 가고 누구와 만나는지 항상 관심을 두고 지켜보는 가족만 있으면 치매 노인들의 실종은 예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신선화기자 freshgir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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