홉스의 '리바이어던'
토마스 홉스(1588~1679)는 영국이 낳은 위대한 정치철학자이다. 옥스퍼드대학 모들린 칼리지를 졸업한 그는 평생을 독신으로 지내면서 고전학과 정치철학을 연구하였다. 그는 많은 저서를 남겼지만 살아남은 것은 주저 '리바이어던: 교회국가 및 시민국가의 재료와 형태 및 권력'이다. 이 책은 2008년 진석용 교수에 의해 처음으로 완역되었다(나남 간).
리바이어던이란 말은 구약성경 '욥기' 제41장 1절, "네가 능히 낚시로 악어(leviathan)를 낚을 수 있겠느냐"라는 구절에서 따왔다. 성경 번역자들은 리바이어던을 악어로 번역하였지만 이것은 신비적인 바다괴물을 의미한다. 홉스는 국가를 무시무시한 리바이어던으로 이해하였다. 국가는 절대권력을 가진 것으로 두려운 존재이지만 인간사회의 평화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불가피한 존재로 파악하였다. 국가는 구성원들의 계약에 의해 성립되므로 최초의 계약자들은 신중하게 계약을 만들고 만든 이상 성실하게 준수해야 하는 것이다. 국민이 선출한 대표자들이 헌법을 만들고 국민투표에 의해 확정하고도 헌법을 부정하거나 파괴하는 행위를 서슴지 않는 사람들을 보면서 홉스의 주장을 다시 한 번 음미하게 된다.
이 책은 모두 4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는 인간론, 2부는 국가론, 3부는 기독교 국가론, 4부는 어둠의 나라를 다루고 있다. 1, 2부가 가장 널리 읽히고 있다. 인간의 본성 중 정념에 대한 설명은 명확하면서도 설득력을 가지고 있다. 자연법을 다루는 14-5장은 특히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들 장에서 다루어진 자연권, 소극적 자유, 자연법의 개념은 현대의 정치철학에서도 많이 원용되고 있다. 전쟁의 참상을 목격한 그는 평화와 평화추구를 제1의 자연법으로 상정하고 있다.
이 책은 전반적으로 '성경'을 배경으로 하여 저술되었다. 책 전반에 걸쳐 '성경'이 빈번하게 인용되고 있으며, 특히 제3부, 4부는 '성경'에 대한 지식 없이는 이해하기 어렵다. 홉스는 자신의 정치철학을 전개하기 위해 '성경'을 독자적으로 해석하였다. 이런 해석으로 인해 '리바이어던'은 무신론 내지 신성모독 행위로 간주되어 출판이 한때 금지되기도 했다. 18세기에는 등한시되었지만 19세기 공리주의가 이 책을 주목함으로써 이 책에 대한 관심이 다시 고조되었다.
신득렬 전 계명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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