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교육 비타민] 그림으로 아이심리 읽기-스트레스

입력 2013-09-03 07:55:32

그림1- 낙서
그림1- 낙서
그림2-죽음
그림2-죽음
그림3-반인반수
그림3-반인반수
그림4-날씨
그림4-날씨

아동화는 아이들의 마음이며, 환경의 반영입니다. 아동들의 관점에서 그림을 감상하면 자연스럽게 아동들과 교감이 이루어져서 심리를 이해하게 됩니다. 하지만 우리 어른들은 아이들 그림을 순수하게 아이의 관점에서 감상하기보다는 그림의 주제나 형태, 색칠 등 형식적인 측면에 관심을 갖고 심리를 이해하려고 합니다. 최근 아동화에 대한 연구가 부족한 상태에서 아동화를 심리에 적용하려는 시도가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지만, 정확한 진단보다는 단순한 흥미나 책임질 수 없는 평가를 하기도 합니다. 아동화를 심리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아동의 행동이나 성격, 환경, 평소에 그렸던 그림의 내용 등을 종합적으로 진단해야 오진을 줄일 수 있습니다.

학교에서 성적은 우수하지만 친구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는 5학년 여학생이 처음 그린 그림은 '낙서'입니다. 스트레스가 많은 아동들이 처음 그림을 그릴 때 낙서처럼 그리는 경우가 있는데, 일반 아동이 똑같이 낙서를 해도 느낌이 같지 않습니다. '죽음' 작품은 칼로 괴물도 죽이고 야채도 썰고, 고기도 자르는 잔인한 표현을 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학교나 가정에서 스트레스가 많은 아동들이 밖으로 표출하는 방법을 습득하게 되면 단계적으로 자신의 잠재적 스트레스를 표현하게 됩니다.

이 아동은 평소에 성적이 우수하고 자신감이 있었지만 친구들과 소통하는 데 어려워했습니다. 특히 자신은 똑똑한데 친구들이 자신을 인정해 주지 않아서 화가 난다고 했으며, 상담 후 그린 그림이 '반인반수'입니다. 사람 모습을 상체는 사람이고 하체는 동물로 그렸으며, 나무의 열매는 사람 눈알로 잔인하게 표현하고 있고, 나무뿌리는 절단된 사람 팔과 다리로 그렸습니다. 그런데 상담 과정에서 아동의 연필선이 점점 부드러워지고 자신이 의도한 것을 표현하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즉 자신도 모르게 잠재된 생각과 스트레스가 단계적으로 표출되는 과정이었습니다.

이 아동처럼 학교에 잘 적응하지 못하는 학교 부정아들이 증가하면서 왕따나 자살, 과격한 행동 등 자신의 욕구를 다양하게 표출하고 있습니다. 아동이 안정되어 가면서 '날씨' 작품처럼 자신의 능력이 서서히 드러나면서 자신감이 향상되었습니다. 어른들은 아동이 평소에 취미가 무엇인지, 성격은 어떤지, 무엇을 좋아하는지, 무엇을 그리는지 등에 관심을 가져야 아동의 성향뿐만 아니라 잠재적 스트레스를 해소시켜 과격한 행동을 예방할 수 있으며, 학교 적응력을 길러줄 수 있습니다.

백중열(대구교육대학교 미술교육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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