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견은 더위에 취약한 편이다. 해부학상 피부에 땀샘이 없어 사람처럼 땀을 밖으로 배출하지 못하고 호흡을 통해 하기 때문에 조금만 움직여도 혀를 길게 빼 헉헉거리며 침을 흘린다. 반려견이 땀샘이 없는 것은 아니다. 코와 발바닥에 땀샘이 존재한다. 그러나 부위가 작아 열 발산에 도움을 주지 못해 여름철에는 조금만 움직이거나 더위를 느끼게 되면 혀를 길게 빼고 헉헉거리며 더위를 탄다.
대부분 노령견은 여름철에는 선풍기나 에어컨 밑에서 지내려고 한다. 움직임을 싫어해 퇴행성 관절 질환이 악화되고 비만으로 인해 움직이기도 힘들어한다. 심장비대로 인해 과호흡과 기침을 동반하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가능하면 여름철에는 아침 일찍이나 저녁 늦게 반려견을 데리고 나가 산책을 하거나 30분 정도 운동을 시키면 비만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 그러나 더운 날씨에 무리하게 산책을 하면 열사병에 노출될 수 있으므로 물을 자주 먹이고, 더워 힘들어하면 시원한 곳에서 충분한 휴식을 취한 후 운동을 해야 한다.
13년 된 요크셔테리어(3.5㎏) 수컷 '꼬마'가 거친 호흡과 기침을 해 내원했다. 보호자는 조금만 움직여도 헉헉거리고 한 번 기침을 시작하면 계속해서 한다고 했다. 방사선 촬영과 혈액검사, 초음파, 혈압을 체크했다.
검사 결과 심비대에 의한 기관지 협착이 심했다. 심비대가 심해 기관지를 척추 쪽으로 밀어붙여 기관지 분기점이 많이 압박을 받고 있었다. 그리고 흉부기관지 기시부가 거의 붙어 있을 정도로 협착이 심했다. 기관지 협착으로 과호흡과 심한 기침은 물론 기침 시 천식과 같은 쇳소리가 나게 된 것이었다.
따님이 같이 내원했는데 어머님이 꼬마의 체력이 떨어질까 일주일에 한 번 소고기를 사서 먹이는 것은 물론 우유도 꼭 먹인다고 했다. 너무 많이 먹이면 비만이 될까 염려스러워 먹이지 말라고 했지만 어머니가 말을 듣지 않았다고 했다.
할머니께 꼬마의 지방층 사진을 보여주면서 비만이 심한 상태라고 설명을 했다. 그러나 할머니께서는 완강하게 살아 있는 짐승은 먹이를 많이 먹여야 한다고 했다. 그래서 피하지방이 2.5㎝나 되고, 심장이 커져 기관지를 압박하고 있는 사진을 보여주며 설명을 하니 그제야 비만이 무서운 질병이라는 것을 인식했다. 처방식 사료를 처방하고, 간식과 사람이 먹는 음식을 주지 말 것을 당부하고 퇴원시켰다.
최동학 (대구시수의사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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