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진 연구사의 몽골 미술 기행기] '새로운 나'를 찾아 초원'사막서 '과거로의 여행'

입력 2013-08-20 07:03:28

2013 몽골 노마딕 레지던스 비비시 프로젝트는 11일 동안 몽골의 수도 울란바토르 레드 게르 아트 갤러리를 비롯해 남고비지역의 욜 밸리, 바양작, 홍고링 엘스, 도트 망항, 볼강 솜 등 초원과 사막에서 펼쳐졌다. 여정은 한몽 시각예술 분야 작가들의 공동작업, 개인작업, 현지 지역민과의 커뮤니티작업 과정을 거쳐, 다시 첫 만남의 공간인 울란바토르의 갤러리로 돌아와 그간의 창작 여정을 소개하는 짧은 쇼케이스형 전시로 마무리되었다.

내가 아닌 나, 새로운 나를 찾기 위한 비비시 프로젝트의 공동 창작작업은 예술적 영감을 발현시킨 고고학적 발굴 퍼포먼스로 초원과 사막에서 먼 과거로 거슬러 나를 찾아가는 여정을 상징화한 것이다. 필자를 비롯한 12명의 한몽 작가들은 각자 몸에 10㎝ 정도의 원통 모양 자석을 부착한 줄을 묶어 끌며 쇠붙이 수집을 위해 초원과 사막을 걸어다니고, 자석에 붙은 쇳가루, 쇠붙이, 돌, 모래 등 수집품들을 수습하고 분류하는 퍼포먼스(행위)를 시도했다.

먼 옛날 사람들이 미래의 문명을 찾아 나섰다면 우리는 나의 근원을 알기 위해 먼 과거 사람들의 흔적을 찾아 나선 것이다. 초원과 사막을 걸어다니는 행위는 유목민의 여정과 궤적을 보여주는 행위이다. 특히 사막에서 바람이 불면 사라지는 궤적 행위는 인간의 생성과 소멸 그리고 정주하지 않는 노마드적 은유를 의미한다.

이 퍼포먼스에서 쇠붙이는 문명을 상징하는 것으로 우리가 쇠붙이를 수집하는 행위는 먼 과거의 사람들이 찾고자 한 미래의 문명이자, 지금의 내가 찾고자 한 나의 먼 과거를 상징하는 이중적 의미를 지닌다. 여기서 자석은 우리의 과거와 미래 그리고 현재를 이어주는 매개체이다.

사막에서 펼쳐진 모든 퍼포먼스는 영상기록으로 담겼고 자석을 통해 채집된 쇳가루, 쇠붙이 등 모든 물질들은 귀국 전날 울란바토르에서 진행된 쇼케이스 형식의 전시에서 소개되었다.

경산시립박물관 학예연구사 2013 NAR 기획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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