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맛에 단골] 한국로슈진단 대구지점 '의성춘산오가피삼계탕'

입력 2013-08-08 14:46:15

오가피 넣고 푹 고아낸 백숙, 보약 한 첩 먹은 듯

초복, 중복이 지났건만 말복(12일)을 앞두고도 더위는 아직 무섭기만 하다.

아직 장맛비가 오락가락해 습기가 겹친 무더위는 더 견디기 어렵다.

기운 없고 입맛 없는 때는 땀 뻘뻘 흘리며 훌훌 불어먹는 백숙'삼계탕 만한 게 없다.

백숙'삼계탕은 혹독한 더위에 지친 몸에 생기를 불어넣는다.

야들야들한 닭고기에 오가피'황기 등의 한약재를 넣고 푹 곤 백숙은 음식이라기보다는 차라리 '보약'에 가깝다.

백숙이나 삼계탕 한 그릇 뚝딱 해치우면 금방이라도 기운이 날 것 같다.

"따뜻한 국물 한 숟가락 떠먹었는데 왜 시원할까?" 이에 대한 해답은 대구 수성구 범어2동 대동교회 뒤쪽에 있는 '의성춘산오가피삼계탕'의 오가피백숙을 먹어보면 단번에 알 수 있다. 이곳에 들어서면 벽면에 오가피 농장과 자료 사진이 빽빽하게 걸려 있다. 의성에 있는 허동환'최재숙 사장의 '병육농장'이다. 허 사장 부모님이 50년 동안 가꿔온 오가피 농장을 지금은 허 사장이 뒤를 잇고 있다.

먼저 오가피를 달인 물이라며 물 대신 내놓는다. 오래 달여진 만큼 은은한 오가피 향과 함께 쌉싸래한 맛이 느껴진다. 갑자기 입맛이 돈다.

이어 나온 '오가피 백숙'. 백숙은 진한 육수가 매력이다. 눈을 감고 맛보면 백숙이라고 짐작할 수 없을 정도. 진하면서도 담백하고 시원하다. 닭 냄새는 온데간데없고 대신 향긋한 한약재 냄새가 식욕을 자극한다. 오가피 때문이다. 한 술 더 맛보면 걸쭉함이 느껴진다. 배를 갈라 옆으로 펴서 눕힌 닭 위에 얹은 각종 한약재 주머니는 진한 육수가 어디서 왔는지를 말해 준다. 그 속에는 오가피와 함께 황기 등 한약재가 푸짐하게 들어 있다. 일반 백숙과 비슷하지만 오가피 등이 들어가 약재 성분이 더 강하다.

닭은 약간 질기다 싶을 만큼 살이 차지고 감칠맛이 난다. 좋은 닭을 쓰기 때문이다. 씹는 맛을 좋아하는 우리 입맛에 딱 맞다. 기름기를 쏙 뺀 국물에 찰밥을 말아 큼직한 깍두기를 얹어 땀 흘리며 먹다 보면 닭 한 마리가 어디로 갔는지 모를 지경. 진한 국물까지 후루룩 마시고 나면 속이 은근하게 따뜻해지면서 어느새 송골송골 이마에 땀방울이 맺힌다. 아랫배에서부터 따뜻한 기운이 등줄기를 타고 쭉 올라오는 듯한 것이 삼복더위 보양식으론 그만이다. 시각, 후각에 이어 미각까지 백숙 맛이 온몸으로 퍼지는 느낌이다. 마치 보약 한 첩을 먹고 있는 듯한 기분까지 든다.

한국로슈진단 대구지점 변준석 소장은 "한 달에 한두 번 정도 오는데 백숙이나 삼계탕 한 그릇이면 기운이 펄펄 난다"며 "사장님의 정성과 친절이 돋보이는 음식점"이라고 했다. 이승민 과장은 "다른 집은 인삼을 쓰는데 이곳은 오가피를 사용해 맛이 특이하다"며 "오가피의 쌉싸래한 맛이 일품이다"고 했다. 특히 이 과장은 백숙이나 삼계탕도 맛있지만 쌉싸래한 맛(열매로 담은 술은 단맛)이 나는 오가피 술이 몸에 맞아 자주 찾는다고 했다. 갈 때는 오가피 술을 사 간다고 했다.

이강호 대리는 "분위기도 좋고 사장님의 손님을 대하는 태도가 마치 어머니 같다"며 "맛도 맛이지만 사장님의 신뢰에 점수를 주고 싶다"고 했다. 그는 연신 "깊은 국물 맛이 최고"라며 엄지손가락을 치켜들었다.

홍일점 박경주 씨는 "여느 집과는 확실히 다르다. 닭 냄새가 거의 나지 않는다. 닭은 쫄깃하고 국물은 시원해 맛있다"며 "오가피 백숙 한 그릇 먹으니 올 무더위는 거뜬하게 넘길 수 있을 것 같다. 보약 한 첩을 먹은 것 같다"고 했다.

최재숙 사장은 "내 가족이 먹는 음식이라 생각하고 정성껏 요리한다"며 "국물 맛이 좋아 그 맛을 알고 찾는 단골손님이 많다"고 했다. 최 사장은 또 "여기 오면 음식을 거의 남기지 않는다. 맛도 있지만 보양이라 생각하고 다 먹는다. 밥을 말아 국물까지 남김 없이 먹는다"고 했다. 백숙은 예약을 해야 기다리지 않고 먹을 수 있다. 야생오가피엑기스도 판매한다.

오가피 백숙 3만9천원(3, 4인), 오가피 한방삼계탕 1만2천원, 오가피닭볶음탕 3만6천원, 불닭발 7천원, 영계튀김 7천원, 오가피주 3천원.

▷규모: 좌식 80여 석

▷주차공간: 법원 뒷산에 주차

▷영업시간: 오전 10시~오후 10시(일요일, 설'추석 휴무)

▷예약: 053)743-5800, 대구 수성구 범어2동 153-17

◆'이맛에 단골!' 코너는 독자 여러분의 참여로 이뤄집니다. 친목단체, 동창회, 직장, 가족 등 어떤 모임도 좋습니다. 단골집을 추천해주시면 취재진이 소정의 절차를 거쳐 지면에 소개해 드립니다.

▷문의 매일신문사 특집부 053)251-1582~4, 이메일 inf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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