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조 확산·이동 경로 파악 시스템 구축부터
경북 동해안을 덮친 적조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냉수대의 여파로 아직 연안 양식장 등의 피해가 발생하지는 않았지만 적조는 눈덩이처럼 불어날 전망이다. 매년 적조 발생 때마다 지자체에서는 황토 살포 등 방제에 힘을 쏟고 있지만 적조로 인한 양식어류 집단 폐사 등 피해는 좀처럼 줄어들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은 피해가 발생하기 전에 적조를 제거할 수 있는 예측 시스템이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확산되는 적조 공포=요즘 냉수대를 보는 어민들의 시선이 착잡하다. 지난 6월 발생해 60억원대의 피해를 남긴 냉수대지만 아이러니하게도 현재 경북 동해안을 적조로부터 지키는 수문장 또한 냉수대인 탓이다. 그러나 최근 냉수대의 기세가 약해지면서 적조가 확산될 기미를 보이고 있다. 국립수산과학원에 따르면 2일 현재 포항 앞바다의 수온은 평균 16~21℃를 유지하고 있다. 냉수대의 기세가 꺾이자 지난달 27일 해안에서 5.6㎞ 앞바다에 형성됐던 적조띠는 해안 2㎞ 앞까지 전진했다. 적조 유해 생물인 코클로디니움 폴리크리코이데스(Cochlodinium polykrikoides)도 ㎖당 500~2천 개체에서 지금은 1천~3천500개체까지 증식했다. 이에 따라 국립수산과학원은 경주시 감포읍 대본리 이견대~포항시 남구 호미곶면 방면의 적조주의보를 적조경보로 격상했다. 이 같은 추세가 계속되면 양식장 등에 직접적인 피해를 주는 해안가 1㎞ 안쪽까지 적조가 확산될 것으로 예상된다.
◆적조 움직임 예측할 시스템 시급=최악의 적조로 기록된 1995년 당시 포항 지역도 15억원 상당의 양식장 어류 등이 집단 폐사했다. 지난 2008년 경북 동해안 지역에 다시 적조가 발생하자 포항시와 어민들은 선제적 대응을 위한 '적조 예측 시스템' 마련을 논의한 바 있다. 매년 1억~2억원 정도의 예산을 투입해 위성과 해상 거점 측정 등을 활용한 예측 장비를 갖추고 전문 인력을 활용해 적조 피해를 예방하자는 취지였다. 그러나 이 계획은 적조가 수그러들자 슬그머니 없던 일이 됐다.
적조는 미리 발생 기미를 알아차려도 즉각적인 방제가 어렵다. 적조 생물이 밀집하지 않으면 방제 효과가 떨어지고, 비용도 많이 들기 때문이다. 적조의 움직임을 파악하기 어렵다는 점도 문제로 꼽힌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사전 관측을 통해 적조의 확장 정도와 이동경로를 그릴 수 있다면 방제대책 수립과 피해 감소에 확실히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지적한다. 국립수산과학원 이창규 연구원은 "지자체별로 미리 적조의 움직임을 예측할 수 있다면 피해 예상지역에 황토 살포를 하거나 최악의 경우 양식장 어류 방류 문제 등을 논의할 수 있어 피해 축소에 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포항'신동우기자 sdw@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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