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조차 공급과잉 조정…대구만 매매·전세 치솟아
대구가 지방부동산 열풍의 중심에 섰다.
전국적인 부동산 침체 속에서도 아파트 매매·전세가가 큰 폭의 상승세를 이어가는 데다 분양하는 곳마다 청약이 마감되는 등 이상 과열 양상을 띠고 있기 때문이다.
25일 부동산114(www.r114.com)에 따르면 전국의 부동산 경기침체 속에서도 올해 대구 아파트 매매가격은 21일 기준 작년 말보다 3.74% 올랐다. 이 같은 상승률은 전국 광역자치단체 중 최고 수준으로 같은 기간 서울과 부산 아파트 매매가격이 각각 1.35%, 0.21% 떨어진 것과 대조적이다.
2011년 말과 비교한 아파트 매매가에서도 대구가 무려 8.02% 올랐다. 이 기간 부산은 1.49% 내렸다. 같은 기간 서울과 전국 아파트 가격은 각각 7.64%, 4.04% 하락했다.
아파트 전세가격도 대구지역이 강세다. 올해 아파트 전세가격 상승률은 대구는 4.1%로, 부산 1.54%의 3배에 달한다. 2011년 말에서 현재까지 아파트 전세가격은 대구는 14.32% 올랐으나 부산은 1.6% 오르는 데 그쳤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두 시장의 차이를 수급 불균형에 따른 시장 부침으로 진단했다. 부산 아파트시장은 2008년부터 2011년까지 활황이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수도권시장의 약세를 피해 시중 유동자금이 부산으로 몰리면서 2011년과 2012년 한해 2만가구 이상 물량이 쏟아졌다. 당시 부산 아파트 가격은 2011년 한해 동안 14% 올라 정점을 찍었다. 하지만 이후 과잉 공급에 발목이 잡혀 작년에는 1.14% 하락했고 올해 들어선 약보합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대구의 경우 2007∼2010년까지 침체기를 보냈다. 2005∼2007년 대규모 분양으로 2010년전까지 미분양 아파트가 한때 2만가구를 넘었다. 그러나 2011년 이후 미분양이 해소되자 오히려 물량이 부족해지며 전세와 매매가격, 분양시장까지 호조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4월 기준 미분양 아파트는 약 1천700가구로 줄어들었다.
이 기간 부산 입주물량은 2012년 1만3천508가구, 2013년 2만488가구, 2014년 1만7천343가구에 달한 반면 대구는 각각 4천384가구, 7천908가구, 9천577가구로 절반 수준에도 미치지 못했다.
이에 따라 부산 부동산 시장의 뭉칫돈이 대구로 몰렸고 2011년 이후 대구 부동산 시장의 공급이 달리면서 전세와 매매가격, 분양시장까지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부동산114 함영진 센터장은 "한 때 호황기를 보낸 부산 아파트시장은 공급 과잉 탓에 최근 조정을 받는 반면 대구는 공급 과잉이 해소되고 수요가 몰리면서 뒤늦게 가격이 오르고 있다"고 했다.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2011년 분양 열풍을 일으키며 지방 아파트시장을 선도했던 부산지역이 서서히 내리막길을 걷자 대구가 지방 부동산 열풍의 바통을 이어받은 모양새"라며 "당분간 대구 시장의 오름세는 지속되겠지만 부산의 뒤를 잇지 말라는 법은 없다"고 밝혔다.
임상준기자 new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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