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 이책!] 음악가의 생활사

입력 2013-06-22 07:38:20

음악가의 생활사/니시하라 미노루 지음/이언숙 옮김/열대림 펴냄

이 책은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베토벤, 모차르트, 바흐, 리스트 등 음악 거장들의 숨겨진 면모와 이름을 알리지도 못한 채 사라져버린 음악가들의 삶을 보여준다.

19세기 파리를 흥분의 도가니로 몰아넣은 작곡가 오펜바흐는 사실 살롱 데뷔를 위해 첼로를 들고 이 살롱에서 저 살롱으로 열심히 뛰어다녔다. 그는 결국 과로로 쓰러졌고, 이 사건은 오히려 그에게 행운이 됐다. 살롱에 데뷔하고 음악계에서 활동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악보 출판사에 작곡료를 삭감당하는 일은 다반사였는데, 대표적인 예가 베토벤이었다. 음악가들은 생활이 어려워 저마다 이런저런 부업을 찾아나서야 했다. 연주회장을 비추는 화려한 샹들리에의 초 값은 연주자의 부담이었고, 연주회 티켓 예약제는 음악가의 인기와 쇠락을 바로 보여주었다. 모차르트는 연주회 예약자가 리히터와 피셔를 합한 예약자보다 30명이 많다고 기뻐했고, 그로부터 5년 후 연주회 예약자가 단 한 명에 불과한 경험까지 하게 된다.

사람들은 음악회에 가기 위해 한껏 멋을 내고 벼락부자의 상징인 손잡이 달린 안경과 지팡이에 중산 모자를 쓰고 외출했다. 보통 사람들이 음악을 반주 삼아 가족과 수다를 떨기 위해 연주회를 찾게 되자, 연주회장은 시끌벅적한 사교의 장이 되었다. 하이든은 런던에서 연주하고 결국 좌절하고 말았다. 너무나 시끄럽고 예의 없는 청중 때문이다.

베를리오즈는 생활비를 벌기 위해 비평가가 됐다. 인기 없는 가난한 작곡가였던 그는 본업인 작곡만으로 충분한 생활비를 마련할 수 없었기 때문에 비평을 해야 했다.

저자는 음악가들의 사회사 또는 생활사라는 테마로 다양한 각도에서 음악가들의 실제 활동을 살펴본다. 280쪽, 1만6천원. 최세정기자 beaco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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