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턱 낮아진 승마] 말 생산 전문가 장용석 대표

입력 2013-06-20 14:03:57

직접 키운 1세마 7천만원 받아 말산업 활성화 추진 지자체들

#은 말 생산에도 투자 나서야

상주시 모서면 화현리 유정목장. 탁 트인 초원이 눈앞에 환하게 펼쳐진다. 올해 초 태어나 6개월가량 된 말들이 넓은 초원에서 마음껏 풀을 뜯어 먹고 있는 모습이 평화롭다. 유정목장에 있는 50여 마리의 말들은 모두 장용석(50) 대표가 생산해 낸 말들이다. 말들이 뛰노는 초원은 40만6천611㎡(약 12만3천여 평) 정도다. 국내 내륙에서 가장 먼저 경주마 생산을 하고 있는 유정목장은 2002년 한국마사회로부터 우수 경주마 목장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장 대표는 "말 산업이 활성화되려면 정부와 지자체에서 말 생산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를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한국내륙말생산자협회 회장이기도 한 장 대표는 26년째 말과 인연을 맺고 있다. 말 초음파 검사 실력은 국내 권위자다. 그래서 그는 우리나라 경주마 생산 1세대로 불린다. 말과의 인연은 운명이었다. 젊은 시절 충북 괴산에서 젖소목장을 운영하면서 수정사 자격을 따기 위해 공부하던 중 우연히 말 목장을 보게 됐다.

첫눈에 말의 매력에 이끌려 무작정 한국마사회의 종마 목장을 찾아가 실습생으로 받아달라고 졸라 승낙을 얻어냈다. 마사회에서 일하면서 우여곡절 끝에 씨암말 5마리를 분양받았다. 젖소농장을 처분하고 충북 괴산에 목장을 마련했다. "그 당시 말을 내주는 것만으로도 엄청난 특별대우이다. 아무리 말 목장을 운영하고 싶어도 마사회에서 분양해주지 않으면 불가능했던 시절이었다"고 한다.

말 목장은 대부분 제주도에나 가능했고 내륙지방에서 말을 키운다는 것은 상상도 못할 때였기 때문이다. 처음엔 숱한 시행착오를 겪었다. 넓은 초지를 찾아 14년 전 상주로 옮겨 정착했다. 유정목장에는 54칸의 마사와 말 훈련용 워킹머신 등 경주마 생산과 훈련용 시설을 만들었다. 유정목장에는 현재 57마리의 말이 있다. 올해만 12마리를 생산했다. 지난 4월 전북 장수 경매장에서 자신이 키운 1세 마를 7천만원에 낙찰받을 정도로 우수한 말을 키워냈다.

그는 "환경이 척박해 더 키울 수 없었지만, 만약 2세 마였다면 1억원은 넘게 받았을 것"이라고 말한다. 전북 장수 경매장을 거친 1, 2세 마들은 대부분 제주도 훈련장으로 간다. 전문 훈련을 받은 후 2세 마부터 경주마 자격을 얻게 된다.

장 대표는 요즘은 미국 켄터키 주 렉싱턴 경매장에 씨암말(종빈마)을 사러 간다. "미국 말시장은 우리나라보다 훌륭한 종빈마를 구할 기회가 많다"며 "이제는 개체수를 늘리는 것보다 질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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