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편지] 때 이른 더위와 건강관리

입력 2013-06-10 07:22:56

'지구 온난화'가 확실히 진행되나 보다. 6월 더위가 본격적으로 찾아와 대구 한낮 기온이 30℃를 넘는 여름 날씨가 며칠째 계속되고 있다. 때 이른 무더위로 에어컨을 지나치게 쓰면서 전력 공급에 비상이 생겨 온 나라가 야단이다.

에어컨 남용은 건강에 좋지 않다. 우리 몸에 체온을 조절하는 자율신경계에 이상을 일으켜 냉방병을 일으키는 원인이 된다. 에어컨이 없던 시절에 여름에는 일사병이 많았고 가장 무서운 병이었다.

무더운 여름 뜨거운 햇볕에 오래 노출되면 어지러운 느낌과 함께 눈앞이 캄캄해지면서 쓰러지는 '열 실신'이 흔히 생긴다. 열 실신은 몸이 갑자기 고온에 노출돼 말초 혈관이 확장되고 혈액이 다리에 몰려 대뇌로 가야 하는 혈액이 제대로 공급되지 못해 발생한다.

일반인들이 흔히 일사병으로 알고 있는 것은 사실 '열 실신'이다. 일사병은 이보다 훨씬 더 위험한 상태를 말한다. 일사병이 발생하면 서늘한 곳으로 옮기고 옷은 느슨하게 풀어준다. 시원한 물로 적신 수건을 몸에 얹어주고 물을 마시게 하며 병원으로 옮긴다.

열 실신이나 일사병처럼 심한 전신질환이 아니더라도 과다하게 햇빛을 받으면 자외선의 영향으로 피부 잡티가 생기고 기미와 주근깨가 심해진다. 햇빛에 노출되는 시간을 줄이고 외출할 때는 양산이나 모자를 쓰거나 자외선 차단 크림을 발라야 한다. 차단지수 15~20 정도가 적당하다. 또 효과가 오래 안 가는 것도 있으므로 몇 차례 반복해 발라줄 필요도 있다.

반대로 냉방병은 인위적인 냉방 때문에 차가운 환경에 노출된 우리 몸이 잘 적응하지 못해 이상이 생기는 병이다. 증상이 급격하게 나타나지는 않는다. 아무런 원인 없이 전신피로, 의욕상실, 소화불량, 신경통, 근육통, 생리불순, 부종 등에 시달림에도 건강진단에도 별 이상이 없으면 냉방병을 의심해 볼 수 있다.

냉방병은 특별한 약이나 치료법이 없다. 가장 좋은 처치는 에어컨에 노출되는 빈도를 줄이는 것이다. 적절한 휴식을 취하고 일반적인 건강관리 수칙을 잘 지키는 것도 중요하다.

여름에 에어컨 사용을 피할 수는 없으므로 냉방병을 줄이려면 냉방상태에서는 긴팔 옷과 바지를 입는 것이 좋다. 실내습도는 70% 정도로 유지하며, 실내온도가 외부 온도와 5도 이상 차이 나지 않도록 한다. 냉방할 때는 매시간 5분 정도 환기시키는 것도 도움이 된다. 틈틈이 바깥 공기를 쐬고 가벼운 스트레칭과 운동으로 근육 수축을 막고 혈액순환을 촉진시키는 것도 좋다.

박대환 대구가톨릭대병원 성형외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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