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바젤 홍콩' 아시아 최대 규모 아트페어 참관기

입력 2013-05-31 07:08:34

미술 천국 홍콩의 화려한 부상

김옥렬 미술평론가
김옥렬 미술평론가

쇼핑의 천국, 화려한 도시, 잠들지 않는 밤 등등의 수식어가 붙은 홍콩에는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일까? 쇼핑의 천국이지만, 문화의 불모지대로 알려졌던 홍콩에 미술품 쇼핑을 위한 천국의 길 역시 열리는 것일까. 지난 23일부터 26일까지 홍콩컨벤션센터 1층과 3층에서 아시아 최대 규모의 아트페어가 있었다. 2008년에 시작된 홍콩 아트페어를 통해 아시아 미술시장의 위상이 낮지 않음을 간파한 스위스 아트 바젤이 2011년 지분 60%를 인수하면서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아트바젤 홍콩(Art Basel Hong Kong)이라는 이름으로 아시아 최대의 미술시장이 새롭게 문을 연 것이다.

스위스 아트바젤에 비하면 규모 면에서나 내용 면에서 세계 최대의 미술시장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아시아 미술시장의 중심이 될 것이라는 점은 충분히 예측 가능한 규모였다. 여기에는 홍콩이 면세 지역이라는 점뿐 아니라, 중국과 동남아, 한국과 일본을 잇는 입지 조건 역시 한몫하고 있다. 무엇보다 홍콩은 상업적으로 활발한 거래가 이루어지는 곳이다. 이미 한국의 옥션도 진출해 있고, 세계 미술시장의 주요 거점인 뉴욕과 런던 다음으로 중요한 아시아의 거점이기 때문이다. 이런 지리적인 조건과 세금에 대한 탄력적인 유연성은 홍콩을 쇼핑의 천국으로 만드는 중요한 배경이다.

22일 VIP 오프닝을 보기 위해 21일 새벽에 대구를 출발했다. 오후 1시쯤 홍콩 시주룽문화지구에 갔다. 이곳은 2017년 아시아 최대의 현대미술관과 공연장, 각종 문화시설 그리고 공원이 들어설 곳으로 대규모 예술 허브로 만든다는 계획이 한창 진행 중이다. 여기서는 'M+INFLATION'이라는 야외 전시가 열리고 있었다. 이 전시는 최정화, 폴 맥카시, 카오 페이 등 작가 6명의 풍선설치작품으로 거대한 고층 빌딩 사이에서 숨 쉴 만한 산소를 제공하고 있었다.

23일 하루 종일 전시를 감상했지만, 작가와 작품을 꼼꼼하게 감상하기에는 역부족이다. 아트페어 1층 입구에서는 미리 예약한 사람들과 수시로 포럼 및 토크가 진행되고 있었다. 245개 갤러리가 참여해 작가 3천여 명의 작품을 전시하고 판매했던 이번 아트바젤 홍콩에는 11개의 한국 갤러리가 참가했다. 특별전 형식으로 대규모 설치 작품을 선보이는 '인카운터스'(Encounters) 부문에는 양혜규와 오승열이 참가해 눈길을 끌었다.

이 밖에 위성전시와 다양한 부대행사는 '아트바젤 홍콩'이 아시아 최대의 아트페어로 자리 잡아 문화적 갈증까지 채우는 곳으로 거듭나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미술평론가 김옥렬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