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23일(목) 자 매일신문 26면에 실린 기고문 '팔공산 국립공원 지정 반대'를 읽고 지역에서 추진하고 있는 국립공원 지정 운동과 관련하여 잘못 이해를 하는 부분이 있는 것 같아 안타까운 마음에 글을 쓰게 되었다.
우선 모든 일에는 찬성과 반대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반대를 하든, 찬성을 하든 명확한 사실에 근거하지 않거나 부정확한 정보를 토대로 자신의 견해를 밝히는 것은 소모적인 논쟁만 가중시킬 뿐이다. 기고자가 언급한 내용 중 팔공산이 국립공원으로 지정되면 팔공산 인근 지역민의 재산권 행사에 불이익이 생긴다고 하였는데, 사실과 다르다. 국립공원, 도립공원, 자연공원 공히 동일한 자연공원법을 적용받는 상황에서 국립공원이 된다고 제한행위가 더 많아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혹자는 이렇게도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국립공원으로 가기 위해서는 더 많은 면적이 필요하여 새롭게 공원구역으로 추가 편입되면 재산상의 손해가 생길 것이라는 편견이다. 최근 우리나라 21번째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광주 무등산의 경우 최초 신청 면적이 약 30㎢에 불과해 새롭게 약 45㎢을 추가 편입하여 공원구역으로 지정하였다. 그러나 팔공산은 자연공원 또는 도립공원으로 지정된 구역이 약 127㎢에 달해 지금의 면적 그대로 국립공원으로 신청해도 전혀 문제가 없다. 다시 말하면 국립공원 지정을 위해 새롭게 더 많은 면적을 공원 구역에 편입시키지 않아도 된다는 말이다.
최근 학계에서도 인정하고 있듯이 팔공산이 세계적인 명산이라는 사실은 분명하다. 팔공산의 역사적 중요성(통일신라의 중악)은 차치하고라도 역대 왕들과의 소중한 인연을 가지는 산, 당대 최고 성현들의 흔적이 고스란히 배어 있는 곳, 명품 스토리가 도처에 있는 그야말로 문화 역사 콘텐츠의 명품 보고다. 특히 갓바위를 비롯해 대도시에 인접한 상태로 수백 년간 훼손됨이 없이 오롯이 전통문화를 지켜온 군위의 한밤마을과 동구 둔산동의 옻골마을은 그 자체가 세계문화유산적인 가치를 가진다.
그런데 우리는 지금까지 팔공산을 팔공산답게 대접해 준 적이 없다. 외국의 사례에서 보듯이 자연과 문화 역사가 어우러진 훌륭한 자원을 국가적 보호구역으로 지정하여 잘 보존하고 이러한 자원들을 대상으로 세계적인 관광산업으로 발전시킨 경우가 많다.
우리나라의 경우도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설악산, 지리산, 한라산 등이 국립공원이라는 좋은 브랜드를 이용해 지역발전을 견인해 온 사실 또한 주지의 사실이다. 이처럼 팔공산의 국립공원 지정은 방치상태에 있는 팔공산의 브랜드 가치를 제고시킴은 물론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큰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임은 두말할 나위 없다.
전영권(대구가톨릭대학교 지리교육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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