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서트 전용홀' 화려한 변신

입력 2013-05-09 07:20:55

리모델링 대구시민회관 8월 준공 11월 개관

# 슈박스 형태 대공연장

# 최고의 음향시설 자랑

올 하반기, 대구에 새로운 테마 음악공연장이 탄생한다. 리노베이션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인 대구시민회관이 오는 8월 새로운 모습으로 단장을 끝낸다. 대구시민회관은 '콘서트 전용홀'로 여타 다목적 홀과는 차별화를 선언했다.

◆콘서트 전용홀

1975년 건립된 대구시민회관은 4년여에 걸친 리모델링을 통해 오는 11월 개관 공연을 목표로 한창 공사가 진행 중이다. 현재 공정률 80% 선이다. 대구시는 8월 중 준공한 뒤 3개월간의 시험가동을 거쳐 11월 정식 개관하겠다는 계획이다. 2개월 이상 준공 시기가 미뤄진 것. 사업비 559억원이 투입돼 2009년 공사를 시작했다.

새롭게 단장한 시민회관은 '콘서트 전용홀'을 지향하고 있다. 애초 '클래식 전용홀'을 내세웠지만, 너무 역할이 한정된다는 지적에 따라 콘서트 전용홀로 용도를 확대하겠다는 방침이다. 홍성주 대구시 문화예술과장은 "명칭 공모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클래식홀이라고 하면 역할이 굉장히 한정될 수 있다는 지적이 많아 콘서트홀로 운영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고 밝혔다. 대구시는 3월 초 시민 대상으로 명칭을 공모했고, 5월 중 전문가들의 의견을 반영해 명칭을 확정 짓는다는 계획이다.

◆최고 수준의 음향

재개장하는 시민회관은 지하 3층, 지상 6층, 연면적 2만6천791㎡의 규모로 1천333석의 대공연장과 248석의 소공연장, 전시실, 공연지원시설, 근린생활시설로 꾸며진다. 특히 국제적 수준의 최고의 음향시설을 갖추기 위해 대공연장은 직사각형의 슈박스 형태로 만들어진다. 슈박스 형태는 흔히 볼 수 있는 부채형의 다목적홀과는 달리 1천 명 이상을 수용하는 대극장이면서도 객석과의 거리를 가깝게 유지하고 소리를 한결 고르게 들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고양 아람음악당이 슈박스 형태로 만들어졌다. 홍 과장은 "수준 높은 음향 확보를 위해 세계 유수 공연장의 음향기준을 참고해 전문가 자문을 거친 음향성능 지표를 제시해 잔향 시간과 음의 세기, 음압레벨 분포 등 음향 성능을 확보할 예정"이라며 "현재 최적의 음향성능 설계를 목표로 오케스트라 연주에 적합한 1.9~2.1초 잔향 시간을 확보하는 한편 고른 음 에너지 분포를 위해 천장 및 벽체의 확산, 반사, 흡음 계획을 세웠다"고 설명했다.

또 기찻길 옆에 위치한 시민회관의 입지적 단점을 보완하고 교통소음과 항공소음 등을 차단하기 위해 철로변에 지하 10m까지 방음벽이 설치됐으며, 대공연장 지붕은 이중구조로 만들었다. 녹음'녹화 및 편집 설비 역시 최첨단 장비로 갖춘다. 홍 과장은 "각종 음반이나 영화음악 녹음 용도로도 홀을 대관할 수 있어 가동률을 높이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대구시립교향악단의 연습실 역시 층고 6m 이상을 확보해 공연장과 마찬가지의 울림을 느끼며 실전과 같이 연습할 수 있는 환경으로 만들어졌다.

◆대구시 재정부담이 숙제

리모델링에 든 사업비 559억원 가운데 절반 이상은 시비로 지출해야 한다. 대구시는 "한국자산관리공사(이하 캠코)가 개발비용 대부분을 부담하고, 준공 후 근린생활시설을 민간에 임대해 매년 20억원의 임대수입으로 사업비를 회수해 가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준공 후 2014년부터 2033년까지 20년간 매년 6억원씩, 그리고 2014년부터 2017년 초기 4년간은 매년 44억원을 대구시가 캠코에 지급해야 한다는 내용도 계약에 들어 있다. 이 때문에 대구시가 준공 후 지출해야 할 비용이 모두 296억원에 이른다. 또 캠코의 매년 임대수익이 20억원에 못 미칠 경우 이를 대구시가 개발원리금을 캠코에 상환하거나 5년 이내로 위탁기간을 연장해주는 방안도 포함돼 있다.

결국 캠코가 개발비용 대부분을 부담하는 것이 아니라 사실상 돈이 없는 대구시가 캠코로부터 목돈을 빌리고 이를 순차적으로 갚아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앞으로 시민회관의 가동률을 최대한 끌어올리고 근린생활시설의 수익률을 높이는 것이 향후 대구시가 풀어야 할 큰 숙제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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